오탁번 교수 “박경리문학상, 2014년은 유럽작가 중에서 나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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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제4회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인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는 “역사의 탁류를 헤치고 전진하면서 이루어내는 보편적 인간애의 서사적 구현”을 박경리 문학의 최고 가치로 꼽았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제4회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인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는 “역사의 탁류를 헤치고 전진하면서 이루어내는 보편적 인간애의 서사적 구현”을 박경리 문학의 최고 가치로 꼽았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경리문학상은 한국에서 제정한 최초의 세계문학상입니다. 그동안 한국, 러시아, 미국 작가가 그 영광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권의 유럽 작가들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올해 4회를 맞는 박경리문학상의 심사위원장인 시인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71)가 12일 후보들을 공개했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심사위원은 오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문학번역원장인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 김승옥 고려대 명예교수, 유석호 연세대 교수, 이세기 소설가, 최현무 서강대 교수이며 1∼2월 유럽지역 후보 13명을 심사해 최근 5명을 최종 후보로 압축했다.

최종 후보자는 안토니아 수전 바이어트, 존 반빌, 줄리언 반스 등 영국 작가 3명, 베른하르트 슐링크(독일)와 밀란 쿤데라(체코 출신 프랑스 망명) 등이다.

오 위원장은 심사기준에 대해 “문학이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지녀야 할 인간관, 자연관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과 통한다”며 “사회적 정치적 이념이나 보수-진보의 대립을 넘어서서 자연과 인간이 서로 대립하고 화해하는 현장을 어떻게 형상화시켰는가를 심사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노벨 문학상처럼 작품 한 편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작가의 문학 세계 전반을 살폈다”고 했다.

오 위원장은 후보자 선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바이어트는 진실을 탐색하고 소유하려는 삶의 다양한 형태를 학자-시인, 진리-허구로 대칭시켜 나가는 서사구조가 현란하다. 슐링크는 나치즘의 실상을 바라보는 전후세대의 시각을 탄탄한 서사구조 속에 작품화시켰다. 반빌은 찰나로 스쳐가는 삶의 순간과 떠난 사람들에 대한 상실감을 유려한 문체로 전개했다. 반스는 역사가 패자도 승자도 아닌 살아남은 자들이 펼치는 과거에 대한 회고라는 성찰을 형상화했다. 쿤데라는 공산주의 독재체제에 대한 고발과 유럽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한 점이 돋보인다.”

심사위원회는 이르면 9월 말 제4회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2014 원주 박경리문학제’에 맞춰 10월 25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동아일보는 최종 후보 작가 5명의 작품 세계를 차례로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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