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 러브 스테이지] 레미제라블 판틴, 소서노로 돌아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21일 07시 00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소서노’에서 고구려와 백제의 실질적 창업여제로 분한 배우 조정은은 소서노를 여전사나 영웅이 아닌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이상의 것을 품었던 여인으로 해석했다. 사진제공|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소서노’에서 고구려와 백제의 실질적 창업여제로 분한 배우 조정은은 소서노를 여전사나 영웅이 아닌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이상의 것을 품었던 여인으로 해석했다. 사진제공|서울예술단
■ 뮤지컬배우 조정은

10년 만에 서울예술단 작품…마치 모교 방문한 기분
청순·가련 이미지? 내가 생각하는 소서노는 ‘대인배’


고구려와 백제의 실질적인 창업여제였던 소서노라는 인물을 아시나요? 소서노는 연인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하고 다시 아들 온조와 더불어 백제를 세운, 한민족 역사 유일무이한 건국여왕이다. 실존했던 소서노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소서노’는 소서노라는 여인의 영웅적이면서도 굴곡진 삶에 역사적 상상력과 판타지를 들이부었다. 그리하여 소서노는 용맹한 전사이자 현명한 통치자로 거듭났다. 두 왕국 건국신화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의 비밀을 품은 신비의 여인. 이번 작품에서 소서노의 영혼을 걸칠 배우는 조정은이다.

-서울예술단 출신이라고 들었다.

“맞다. 대학 3학년 다니다 서울예술단에 들어갔다. 3년간 소속배우로 있다가 2004년 ‘미녀와 야수’의 ‘벨’에 캐스팅되면서 나왔다.”

-오랜 만에 서울예술단과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모교를 방문한 기분이다(웃음). 편안한 느낌. ‘로미오와 줄리엣’할 때 어머니, 신부 역할 하시던 선배님들이 아직도 계시다.”

-그동안 ‘청순’, ‘가련’, ‘공주’ 이미지가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 소서노는 조금 의외인 것 같다.

“청순, 가련이라기 보다는 ‘사연이 많은 역할’이었다. 그리고 그 사연이 모두 달랐다. ‘맨오브라만차’의 ‘알돈자’도 ‘레미제라블’의 ‘판틴’도 기구한 인생을 산 여자들이 아닌가.”

-조정은이 해석한 소서노는 어떤 인물인가.

“이 작품의 소서노는 역사에서 소재만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소서노를 여전사, 영웅으로 보고 싶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소서노는 ‘대인배’다. 강하고 세다고 해서 대인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이상의 것을 품었던 여인이다.”

-‘조정은 언니가 롤모델’이라는 후배들이 많다.

“영광이다(웃음). 그런데 ‘내가 이렇게 나이가 먹었나’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걸어온 길에 대해 좋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누군가에게 희망이든 위로든 격려든, 뭔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한동안 작품을 쉬었는데.

“‘맨오브라만차’부터 ‘레미제라블’까지 쉬지 못하고 달렸다. 9월부터 작정을 하고 쉬었다. 여행을 하고, 운동을 하고, 수영과 발레, 피아노, 필라테스를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다시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과 만나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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