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선 3단은 초반 좌상귀에서 12라는 유행정석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흑이 17로 눌러갔을 때 18로 단단하게 두었다. 부분적인 정수다. 하지만 참고 1도처럼 백 1로 밀어올린 뒤 3으로 젖히고 백 5로 좌변을 보강하는 것이 더 좋았다. 흑 6으로 끊는 수가 강력하지만 흑 14까지 밀어 선수를 잡아 백 15로 두면 백이 발 빠른 모습이다. 흑 세력이 좋지만 활용할 데가 마땅치 않다.
여하튼 백은 초반에 좌변과 하변에서 유리하게 출발했다.
그러다 하변에서 흑이 71로 뛰어들면서 국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73으로 밀었을 때 74로 젖힌 게 실착이다. 흑은 75로 받았고 흑은 그만큼 보강됐다. 그런 점에서 악수다. 참고 2도처럼 백 1을 선수하고 백 3으로 막을 곳이었다. 흑 4로 막는다 해도 백 5, 7로 충분히 살 수 있어 걱정이 없다.
74의 실착 때문에 공수의 급소인 77을 흑에게 빼앗겨서는 한순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77은 백 대마를 양쪽으로 가르는 수. 이후 흑은 한쪽 대마를 수중에 넣어 우세를 확립했다. 백은 소소한 실수도 있었다.
홍성지 9단은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킨 뒤 끝까지 몰아붙여 승리를 이끌어냈다. 흑의 완승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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