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뼈 발린 생선 하루 15마리 먹으며 완벽한 몸 위해 3개월 동안 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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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 ‘레드: 더 레전드’ 출연 이병헌

이병헌은 올해 9월 촬영을 시작하는 차기작 ‘협려: 칼의 기억’을 ‘강렬한 멜로’라고 소개했다.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폼 나는 멜로 사극이죠. 전도연 씨와의 호흡을 기대하세요.”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은 올해 9월 촬영을 시작하는 차기작 ‘협려: 칼의 기억’을 ‘강렬한 멜로’라고 소개했다.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는, 폼 나는 멜로 사극이죠. 전도연 씨와의 호흡을 기대하세요.”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뵨사마’ ‘한류 스타’, 이젠 ‘월드 스타’….

이병헌(43)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어떤 이들은 입꼬리가 귀밑까지 올라가는 그의 환한 웃음을 좋아한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절묘한 바이브레이션이 담긴 신뢰감 있는 목소리도 매력이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그의 따뜻한 분위기 이면에 감춰진 야수성을 선택했다.

이병헌이 나오는 ‘레드: 더 레전드’가 18일 국내 개봉한다. ‘지.아이.조’ 1, 2편에 이은 그의 세 번째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에서 킬러 스톰 섀도로 나왔던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도 전직 한국 정보요원 출신인 킬러 ‘한’ 역을 맡았다. 한은 치명적인 살상무기 ‘밤 그림자’를 막기 위해 각국의 전직 정보요원들과 싸운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앤서니 홉킨스, 캐서린 제타존스 등 할리우드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 나온다. 영화는 2010년 개봉한 ‘레드’의 속편으로, 이병헌은 1편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만난 그는 “(영화를 연출한) 딘 패리소트 감독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을 보고 나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좋은 놈…’에서 제가 맡은 킬러 박창이는 쎄지만 의외성이 있는, 독특한 악역이죠. ‘한’ 역은 1940년대 인물인 박창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한’ 역에는 중화권 스타 청룽(成龍)과 리롄제(李連杰)가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그에게 돌아갔다. “아마도 제가 저렴해서 쓰신 것 같아요. 이번 영화가 특급 블록버스터는 아니잖아요.” 영화 제작비는 약 1억 달러(약 1118억 원)로, 돈이 많이 드는 대규모 액션 신이나 컴퓨터그래픽(CG)에 의존한 장면은 많지 않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영국 런던에서 촬영하며 몸을 만들었다. 영화에는 그의 말 허벅지 같은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 장면이 있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노출 장면의 묘사가 딱 한 줄이더군요. ‘옷을 벗으니 한의 몸은 완벽했다’였죠.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하며 뼈 발린 생선을 하루 열다섯 마리씩 먹었죠. 촬영 마치고 빵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으니 어찌나 좋던지….”

내내 영어로 말하는 그가 가끔 선보이는 한국어 대사는 이 영화의 별미다. ‘×됐다’ ‘어디서부터 찢어줄까’ 같은 대사가 미국 상영 때도 자막 없이 나온다. “제가 한국어 애드리브(즉흥 대사)를 제안했어요. 감독님도 재밌다고 하더군요.”

그의 영어 대사는 아쉬움이 있다. 옷에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말이 겉도는 느낌이 든다. “현장에 영어 선생님이 있었어요. 저는 미국식 영어를 해야 했는데, 영국 억양이 강한 여자 선생님이었어요. 어려움이 있었죠.”

차기작은 한국 영화 ‘협려: 칼의 기억’이다.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 사극 영화다. “할리우드에서도 로맨틱 코미디, 공상과학 스릴러, 게임 소재 영화 등의 제안이 왔어요. 하지만 대본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좋은 영화 오면 다시 해야죠.”

그는 일본에서 최고의 한류 스타다. 1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기자시사회에는 일본 팬 100여 명이 몰려왔다. 그중 일부는 시사회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 몰래 들어오려다 제지당했다. 기자시사회에 외국 팬들이 오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저도 놀랐습니다. 고맙고 감사할 일이지만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애써요. 그러면 스스로 나태해지니까요. 연기도 매번 다른 패턴으로 하려고 합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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