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광부를 위한 힐링음악회’ 3일 태백시에서 열려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7월 2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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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이건 아버지는 가정과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우리 사회 경제발전의 밑거름이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을 안했다. 아파도 아프다는 내색을 못했다. 온 몸에 병이 들어 힘이 부치면 그때서야 드러눕는 것으로 아픔을 표현했다.

그런 이 시대의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음악회가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경제개발시절 산업역군이었지만, 지금은 진폐환자로 콜록거리는 옛 광부들이 위로의 중심이다.

사람 중심 사회를 추구하는 재단법인 ‘피플’(이사장 박완수)과 국립극장 봉사단체 ‘오픈암스’(회장 박기환) 회원들이 음악회를 위해 뭉쳤다. 피플이 무대를 만들고 오픈암스가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이라 더욱 뜻 깊다.

음악회 제목은 ‘산업역군, 그대가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아버지 광부를 위한 힐링음악회’. 오는 3일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탄광근로자 출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어르신들도 초대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이번 힐링음악회에는 국립극장 산하 3개 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60여명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오픈암스 회원들이다. 판소리를 비롯해 화려하기 그지없는 부채춤, 때로는 신명나고 때로는 장중한 국악관현악단의 연주 등 말 그대로 수준 높은 우리전통문화의 종합예술을 선보인다.

단원들의 재능기부 공연을 나중에 알게 된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봉사활동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극장 측의 무대지원 스텝까지 지원해 사실상 국립극장 전체가 태백으로 이동하는 셈이됐다.

공연은 국립창극단과 국악관현악단(지휘 이상준)의 남도아리랑으로 시작해 동해바다, 풍년가, 신사철가 등 남도민요와 장타령으로 흥을 돋울 예정이다. 이어 국악관현악단과 이승호의 신명나는 모듬북 협주곡 ‘타’와 국립무용단의 화려한 부채춤, 국립창극단의 ‘뺑파전’, 그리고 북과 흥겨운 춤이 조화를 이루는 삼고무로 꾸며진다.

박기환 오픈암스 대표는 “공연에 바쁜 3개 단체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이번 힐링음악회 준비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다”면서 “태백지역을 찾아가는 음악회의 취지를 살려 어르신들이 좋아할 내용으로 3개 단체의 조화로운 무대를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피플 박완수 이사장은 “지난해 인천산재병원의 찾아가는 음악회와 다문화가정 초청음악회에서 관객들이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제가 더 감동을 받았다”며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음악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 공연은 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져 의미가 더 크다”면서 “앞으로도 전국의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 지휘자는 “그동안 국립국악관현악단 차원에서는 봉사활동차 공연을 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국립극장 산하 3개 단체가 동시에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예술 공연은 공공 공연예술기관의 단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힐링음악회는 강원도와 태백시, 사회적 취약계층의 노동권익 보호와 무료 법률상담을 지속적으로 해온 노무법인 산재, 법무법인 피플의 후원으로 열린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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