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동반자’ 꼬리표 떼고 ‘기타맨 최희선’으로 늦깎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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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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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앨범 내고 4월 13일 단독 콘서트

21일 오후 서울 동교동. 최희선이 녹음에 사용한 ‘최희선 기타’를 들어 보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1일 오후 서울 동교동. 최희선이 녹음에 사용한 ‘최희선 기타’를 들어 보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저처럼 연주에 평생을 바치려는 젊은이에게 교범이 되는 앨범이었으면 해요.”

그룹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52)이 26일 첫 솔로 앨범 ‘어너더 드리밍(Another Dreaming)’을 낸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연습실에서 만난 최희선은 “50세가 되면 독집을 내겠다고 다짐했는데 좀 늦었다”며 웃었다. “용필이 형님이 원래 칭찬을 잘 안 하세요. 제 음반 듣더니 ‘건반 대신 기타 연주를 더 채워 넣지 그랬어’ 하며 에두르셨죠. 하하.”

최희선은 앨범에 블루스부터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장르의 기타 연주곡 12개를 담았다. 금속성의 질주감(‘뱀’ ‘파워 게이트’ ‘야간비행’), 밝고 편안한 힐링 분위기(‘희망가’ ‘동물농장’ ‘하늘을 보고’), 애잔하거나 처연한 토로(‘여명의 강’ ‘사운드 오브 문’ ‘리멤버’), 이중산 엄인호 이성열 김마스타와 함께한 9분 50초간의 블루스 즉흥연주까지 다채롭다. ‘위대한 탄생’의 동료 멤버들을 비롯해 신현권 노덕래 김희현 장혁 같은 명연주자들이 힘을 보탰다.

‘사운드 오브 문’에 붙은 ‘3.21.’이라는 부제는 조용필의 생일을 뜻한다. “지난해 이날, 형님께 축하 문자 드리고 그날 만든 곡을 듣는데 도로 위로 달빛이 비치더군요, 쓸쓸히. 형님 같았어요. 가족도 없는데 이런 날 뭘 하시려는지….”

1993년 ‘위대한 탄생’에 발탁되기 전 최희선은 이승철 변진섭 전영록의 앨범에 참여하며 최고의 스튜디오 연주자, 음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조용필이란 큰 나무 아래 드는 게 좋기만 했을까. “당시 ‘위대한 탄생’ 멤버의 위상은 축구로 치면 국가대표급이었는걸요. 그 덕에 1997년 미국 워싱턴의 경기장에서 휘트니 휴스턴, 존 세카다와 함께 10만 관객 앞에도 서봤죠. 2005년 평양 공연도 잊을 수 없고요.” 최희선은 20년째 위대한 탄생의 리더이자 편곡자로서 조용필의 명곡에 록 형식의 다이내믹한 색채를 입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타리스트 조용필에 대해 평가해 보라’면 가혹할까. “지금도 깜짝깜짝 놀라요. 음악 구조를 꿰뚫는 감각…. 노래 안 부르고 기타만 팠어도 대한민국 최고가 됐을걸요. 한때 ‘내가 최고’라 자만했던 저도 형님 덕에 기타 보는 눈을 새로 떴죠.”

‘가왕’ 조용필의 울타리 안에서도 최희선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기타 브랜드 ‘길모어’에서 ‘최희선 기타’를 생산했다. 따로 팬클럽까지 있다. ‘최희선 밴드’를 꿈꾼 적은 없을까. “요즘 연습하느라 밤새우니까… ‘동교동 25시 밴드’ 정도?” 그는 “조용필과 일해 본 이상 다른 가수와는 함께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나올 조용필의 새 앨범에 대해서는 “젊은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아주 트렌디한 음반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희선은 다음 달 13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도 연다.

“앞으로 솔로 2집, 3집도 내야죠. ‘눈물 젖은 두만강’부터 ‘강남스타일’까지 가요사 60년의 명곡들을 재해석한 앨범도 내고 싶어요. 용필이 형 노래요? 몇 곡 들어가야죠, 당연!”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최희선#기타리스트#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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