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300년전 탄생한 멘토링… 지금도 통하는 돌직구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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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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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의 탄생/프랑수아 드 페늘롱 지음·강미란 옮김/304쪽·1만4000원·푸르메

1699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텔레마코스의 모험’을 번역한 뒤 각 장 끝마다 ‘멘토링’ 포인트를 요점 정리하듯 덧붙여 엮은 책이다. ‘텔레마코스의 모험’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를 조언자를 뜻하는 보통명사 ‘멘토’로 대중화시킨 계기를 만든 작품이다.

원저자 페늘롱(1651∼1715)은 루이 14세의 손자인 부르고뉴 공작의 개인교사였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재밌는 이야기와 교훈을 섞는 법을 고민하던 페늘롱이 만들어낸 픽션이 ‘텔레마코스의 모험’이다. 트로이전쟁에 참전한 율리시스(오디세우스의 라틴어 이름)로부터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훈육을 위탁받은 멘토는 텔레마코스의 여정을 함께하며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쾌락과 열정, 자유를 좇아 행동하려는 텔레마코스에게 이성과 정의의 미덕에 관해 조언한다. 텔레마코스는 각 장의 결말마다 ‘맞아! 멘토의 말이 맞았어!’라며 교화된다.

고대 신과 인간의 만남과 다툼, 전쟁과 유혹의 이야기가 책의 큰 줄기를 이룬다. 자기계발서보다 영웅담에 가깝다. 3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고대 그리스신화를 기반으로 쓰인 ‘원조 멘토’의 조언은 21세기 현대인이 받아들이기엔 고답적이고 교조적이다. 하지만 원칙이 희박해진 현대이기에 원조 멘토가 던지는 ‘돌직구’ 멘토링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흥미진진한 옛날이야기나 영웅담으로 접근하면 뜻밖의 혜안을 얻을 수도 있겠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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