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김재범-성두섭 “동성애 극이라고요? 우정도 사랑의 한 부분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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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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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풍월주’서 호흡 척척

뮤지컬 ‘풍월주’에 출연 중인 김재범(오른쪽), 성두섭은 MBC ‘더킹 투하츠’에서 은시경 역으로 사랑받은 조정석에 대해 “잘될 줄 알았다”며 “좋아하는 친구였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뮤지컬 ‘풍월주’에 출연 중인 김재범(오른쪽), 성두섭은 MBC ‘더킹 투하츠’에서 은시경 역으로 사랑받은 조정석에 대해 “잘될 줄 알았다”며 “좋아하는 친구였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이 두 배우, 예사 인연은 아니다.

그동안 뮤지컬 ‘김종욱 찾기’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서 같은 역을 맡았던 배우 김재범(33)과 성두섭(29)은 뮤지컬 ‘풍월주’ 초연에서 드디어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 둘은 “공연이 시작하면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사이”라며 웃었다.

현재 ‘풍월주’ 공연을 하며 6월 29일에 시작하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연습 중인 김재범과 성두섭은 흰머리가 나기도 하고, 살이 많이 빠지기도 하는 등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였지만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뮤지컬 풍월주는 고대 신라 시대 운루(雲樓)라는 주점의 남자 기생인 열(성두섭 분), 그가 목숨보다 아끼는 친구 사담(김재범 분) 그리고 열을 사랑하는 진성여왕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창작극이다.

극 중 열과 사담은 서로에게 헌신하는 사이. 그러다 보니 ‘동성애 코드’에 맞춘 극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터라 두 배우는 ‘동성애’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그 단어를 말하는 게 조심스러운 건 맞아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이성’ ‘동성’으로 제한하며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정도 사랑의 한 부분이잖아요.”(김재범)

“관객들이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크게 말하자면 ‘사랑’이죠. 자기 자신을 포기하면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 깊은 우정도 사랑에 속하니까요. 저흰 관객들에게 그 느낌을 맡기려고요.”(성두섭)

‘풍월주’에서 진성여왕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남자 기생 ‘열’을 맡기 위해 성두섭은 한국무용을 배웠고 서예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그는 “예쁘게 글을 쓸 순 없어도 붓 잡는 법, 먹 가는 법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공연을 할수록 붓글씨도 잘 써지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여성스럽고 섬세한 ‘사담’ 역을 맡은 김재범은 전작 ‘공길전’에서 맡은 공길과 비슷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보일까 고민하는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

“사실 ‘공길전’과 비슷할 것 같아서 ‘풍월주’ 출연을 망설였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고 지금도 고민하며 연기하고 있어요.”(김재범)

‘풍월주’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두 배우는 “왜 이제야 같은 작품을 했을까?”라며 “자주 같이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들은 6월 21일 ‘풍월주’를 떠나고 29일부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성두섭은 “다음 작품은 ‘풍월주’와 색이 매우 달라서 또 다른 호흡을 보실 수 있을 거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영화, TV 등 많은 매체를 통해 다른 연기를 맛보고 싶다는 이들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부지런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라는 커다란 꿈을 이뤘다면 이제 그 속에서 이룰 작은 꿈들을 실천하고 싶거든요. 현실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김재범)

“관객들이 봤을 때 믿을 수 있는 배우. ‘아, 저 배우, 참 좋았어. 저 배우가 하면 믿을 만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김)재범이 형처럼 성실한 배우도 되고 싶고요.”(성두섭)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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