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적절한 침투와 타개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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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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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성진 9단 ● 허영호 9단
본선 8강전 총보(1∼218)

중국 당 현종 때의 바둑고수 왕적신의 책에서 나왔다는 ‘위기십결(圍棋十訣)’. 바둑의 10계명이다. 10계명 중 ‘버리라’는 게 셋이나 된다. 기자쟁선(棄子爭先·돌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취하라), 사소취대(捨小取大·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어라), 봉위수기(逢危須棄·위기를 만나면 버려라).

무관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창호 9단도 이 구절을 새기고 있는 모양이다. 그의 책 부득탐승(不得貪勝·위기십결의 첫 구절로,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뜻)에서도 강조했다. ‘위기십결에서 버림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가 끊임없이 비우고 새롭게 채우기를 반복하는데 사람들이 끊임없이 채우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썼다.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그만의 일이겠는가.

원성진 9단과 허영호 9단도 바둑을 둘 때마다 이 구절들을 새길 것이다. 이 바둑의 포인트는 우변의 백 세력을 어떻게 깰지였다. 허 9단은 흑 43으로 양분하면 충분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완착의 의미가 있었다. 참고 1도의 흑 1로 치중하고 싶은 곳이다. 참고도처럼 되겠지만 흑의 자세가 좋아 보인다.

실전에서 백 44로 지키자 다음 수가 여의치 않다. 결국 백 60까지 우변에 백 집이 30집이나 생겨서는 백 우세. 게다가 백은 74로 상변에 뛰어들어 안정하면서 차이를 더 벌렸다. 세 불리를 느낀 흑은 좌하귀를 삭감하러 온 백을 잡는 데 승부를 걸었으나 실패해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후 흑은 몇 수를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37=4, 211 217=185, 214=184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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