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60>且古之君子는 過則改之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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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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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政者(위정자)는 정책상 잘못을 저질렀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권력을 지키려고 잘못을 변명하는 것이 좋은가? 역대 군주와 대신들은 대개 후자를 택했다. 이에 대해 맹자는 군주가 잘못이 있으면 즉각 이를 시인하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齊나라 宣王(선왕)이 燕나라를 공격해서 이겼을 때, 맹자는 “연나라 백성이 기뻐하지 않는다면 연나라를 취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선왕은 연나라를 倂合(병합)하려고 했다. 그러자 2년 후 연나라 사람들은 태자 平을 왕, 즉 昭王으로 삼고 제나라에 대항했다. 선왕은 맹자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대부 陳賈(진가)는 성인이었던 周公도 그 형제들의 반란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어, 왕을 안심시키고 왕의 잘못을 변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맹자는, 주공은 관숙의 아우였으므로 그 형의 반란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나라 선왕이 자신의 過失(과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대부 진가가 선왕의 과실을 변명하려고 하는 태도에 분개했다.

且는 흔히 ‘또한’으로 풀이하지만 여기서는 화제를 전환하는 접속사이다. 君子는 군주와 대신 등 위정자를 가리킨다. 過則改之는 과실을 저지르면 그것을 인정하고 고쳤다는 말이니, 改는 곧 改過遷善(개과천선)을 뜻한다. 過則順之는 과실을 저지르면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것을 굳히고 만다는 뜻이다. 주자(주희)는 順을 이룰 遂(수)와 같다고 풀이했다. 곧 遂란 非行(비행·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밀고나간다는 뜻의 遂非文過를 뜻한다.

정조는 즉위 초에 洪國榮(홍국영)을 신임했다가 정국이 어지러워지자 그를 등용한 것을 후회하고 내쳤다. 비록 綸音(윤음·국왕이 신하와 백성에게 내리는 말)에 나타내거나 朝會(조회)에서 말한 적은 없지만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여 그 사실을 신하에게 밝혔다. 정조의 말은 ‘日得錄(일득록)’에 기록돼 있다. 현대의 위정자들도 정조를 배워서 遂非(수비)의 어리석음을 버려야 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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