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76>蓋上世에 嘗有不葬其親者러니 其親이 死어늘 則擧而委之於壑하고…

  • Array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맹자는 묵자의 무리인 夷之(이지)가 인간의 사랑에 本末厚薄(본말후박)의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제자 徐(벽,피)(서벽)을 통해 喪葬禮(상장례)의 기원과 인간의 본능에 대해 환기시켰다.

蓋는 ‘대개, 상상하건대’의 뜻을 나타낸다. 上世는 太古와 같다. 委는 버릴 棄(기)와 같다. 姑는 어조사이다. 혹은 (누,루)s(누고, 땅강아지)를 줄인 말이라고도 한다. 상은 이마 額(액)과 같다. (자,체)는 ‘차’로 읽을 때는 맑다는 뜻을 나타내고 ‘자’로 읽을 때는 땀이 흐르는 모양을 나타낸다. 예는 곁눈으로 본다는 말이다. 예而不視는 보지 않을 수가 없으나 차마 똑바로 보지 못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애통함이 절박하여 마음을 전혀 가누지 못함을 드러낸 구절이다. 爲人(자,체)는 남이 보기 때문에 부끄럽게 여겨 땀에 젖는다는 뜻이다. ‘中心達於面目’은 부모에 대해 미안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감정이 바깥의 안색에까지 나타났다는 말이다.

미안하고 부끄러워하는 생각이 안색에 드러나지 않는 사람을 鐵面皮(철면피)라고 한다. 인간이라면 다른 사람의 불행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하는 마음인 不忍之心(불인지심)을 지니고 있다. 이 不忍之心이 안색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는 철면피요, 그런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런데 부모는 至親(지친·지극히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喪葬의 예를 잘 갖추어 보내드리지 않으면 사람은 더욱 심한 애통함과 절박함을 느끼게 된다. 이것을 보면 인간이 자신의 근본을 먼저 존중하는 것은 일종의 본능임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이 맹자의 주장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