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백 84는 탄탄한 수

○ 강동윤 9단 ● 백홍석 8단
본선 16강전 ４보(80∼112)

백 82는 축머리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한 가일수다. 흑 83과 백 84는 맞보기의 곳. 백이 날일자로 벌리지 않고 한 칸 덜 가 마늘모, 즉 백 84로 지킨 까닭은 참고도 때문이다. 백 84로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고 싶지만, 흑 2로 침입하는 것이 겁난다. 백 3으로 씌워도 흑 4부터 8까지 쉽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흑 85의 삭감은 이런 정도의 곳. 강동윤 9단은 흑 85를 공격하긴 해야겠는데 아직은 여의치 않자 백 86을 선수하고 88로 벌려 우변에서 집부터 만든다. 집의 균형을 맞춰 가면서 이후에 공격 수단을 생각해 보자는 뜻이다.

백홍석 8단은 흑 89를 내려놓는다. 백의 약점을 노리면서 삭감하는 아주 재미있는 수. 백 92, 흑 93은 필요한 교환. 이 교환을 소홀히 하면 참고 2도처럼 흑 6, 8로 두어 백을 끊는 노림수가 작렬한다. 흑 10으로 끊기면 아래 백 대마가 살기 힘들게 된다.

백 94, 96의 고공비행으로 흑을 압박하지만 흑은 99, 101로 두텁게 연결해 흑의 흐름이 순조롭다.

백 104와 흑 105도 맞보기. 초반 흑의 좋은 흐름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황. 흑의 우세. 백 108은 응수타진. 어떻게 받을지 물어보는 수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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