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연 고고학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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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대학원 한국고대사 전공과정
언어학-자연과학-정치학 등 학문융합

문헌과 유물에 근거한 기존의 고고학을 넘어 유전학과 언어학 등 주변 학문과의 연계를 통해 한민족의 고대사를 연구하는 융합고고학 전공과정이 올해 하반기 인하대 대학원에 생긴다.

○ 정규과정 개설은 동아시아 최초

융합고고학 전공과정이 대학원 정규과정으로 개설되는 것은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를 통틀어 처음이다. 한국 상고사학계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한층 과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하대 대학원은 융합고고학 전공과정 개설을 앞두고 20일 오후 2시 인천의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에서 ‘현대고고학의 방향-융합고고학’을 주제로 워크숍을 열고 전공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융합고고학 전공과정에는 한민족사 연구와 복원에 필요한 관련 학문이 총동원된다. 전통적인 고고학방법론을 기본으로 하면서 역사학, 유전학, 질병학, 체질인류학, 인류학, 국제정치학, 기후학, 천문학, 언어학, 전쟁론 등을 참여시켰다. 특히 유전학과 질병학, 기후학, 천문학 등 자연과학 분야와의 융합이 눈에 띈다. 한 예로 서울대 의과대학의 고병리학 및 고유전자 전공팀도 발굴에 참여하게 된다. 조선시대 미라의 병리와 유전자를 확보하고 연구한 것과 같은 방식을 상고사 연구에도 적용하기 위해서다.

문헌에 나타나지 않는 역사를 복원하는 데는 기후학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거주환경과 사회제도의 변화, 대형 전쟁은 기후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한국사와 중국사에 큰 영향을 끼친 흉노족의 남하가 대표적이다.

국제정치학이나 전쟁론은 유적으로 발견된 성터를 통해 방어와 공격 양태, 공동체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유추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총 36개 과목… 입학 전공제한 없어

융합고고학 전공과정의 개설 과목은 총 36과목으로 △북방고고학, 북방문화인류학, 동북아민속학 등을 포함한 고고학 분야 12과목 △동북역사지리학, 동북아고대문화론, 문명의 기원 등 역사학 분야 9과목 △기후와 전염병, 한국미라연구, 사람시료 분석 등 유전학 분야 5과목 △동북아고대언어연구, 동아시아고대식생연구, 기후학 등 관련 분야 10과목 등이다.

교수진으로는 역사학 전공 박은경 서영대 윤승준 이영호 이준갑 최병욱 교수와 정치학 전공 남창희 교수, 간호학 전공 안영미 교수가 참여하고, 외래교수로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신동훈 서울대 의대 교수, 복기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 교수 등이 참여한다. 종합학문을 지향하는 만큼 석사 및 박사과정 입학에 전공 제한이 없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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