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노래방 히트곡 순위…가요 순위와 달라

2010년이 저문다. 송년회가 잦아지는 시기, 노래방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함께 모인 사람들로 북적인다. 노래방 히트곡과 가요 순위와는 다르다. 노래방 기기 업체인 금영과 TJ미디어 순위 차트를 통해 히트 곡을 분석했다.

두 차트의 순위 중 10위 권 안에 공통적으로 나온 노래는 8곡. '못해'(4MEN) '애인있어요'(이은미) '죽어도 못 보내'(2AM) '외톨이야'(CNBLUE) '밥만 잘 먹더라'(창민, 이현) '시간아 멈춰라'(다비치) '술 한 잔 해요'(지아) '체념'(빅마마)이다. '애인있어요'와 '체념'은 3년 연속 10위 안에 들었다.

● 이별 노래가 대세, 댄스곡은 주춤

상위 8곡은 댄스곡이 아니고 이별 노래였다. '니 생각에 체할까봐 니가 떠난 후로 오늘도 눈물로 하루를 먹고 살아'(못해),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죽어도 못 보내), '멀어진 그리고 벌어진 남보다 못한 우리 사이'(외톨이야) 등과 같은 가사를 보면 이별과 사랑앓이 등을 주제로 한 가사가 특징이다.

반면 지난해 순위를 보면 발라드는 물론 댄스곡도 인기가 높았다. 발랄한 발라드곡 '8282'(다비치), 패션과 안무로 화제를 일으킨 'I Don't Care'(2NE1)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가사도 밝고 흥미로웠다. '너무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 Girl'(Gee) ,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아버지~ 걱정은 하지마세요 바지 위에 팬티입고 오늘도 난 길을 나서네'(슈퍼맨).

올해 가요계는 아이돌 가수의 댄스 음악이 '대세'였지만 노래방에서는 주춤했다. 금영 차트에서 소녀시대의 'Oh!', TJ미디어에서 missA의 'Bad Girl Good Girl'이 각각 10위 안에 들었을 뿐이다. 20위권으로 넓혀도 2PM의 'Heartbeat'만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20위권에 'Gee'(소녀시대) 'I Don't Care' 'Fire'(2NE1) '붉은 노을'(빅뱅) '아브라카다브라'(브라운아이드걸스) 'Again&Again'(2PM) 6곡이 들어갔다.

● "들었을 때 신나는 노래와 직접 부를 때 좋은 노래가 달라."

노래방을 찾은 이들은 "보고 들을 때는 신나고 화려한 노래가 좋아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부를 때는 부르기 쉽고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 노래가 좋다"고 대답했다. 한 달에 2, 3번 노래방을 찾는다는 최용준 씨(23·대학생)는 "노래방에는 가사가 화면에 뜨기 때문에 노래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가사를 음미하며 부를 수 있게 가사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김다예 씨(25·회사원)는 "애절한 가사의 노래를 부르다보면 예전에 느꼈던 감정도 다시 떠올리게 되고 부르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노래방 차트가 노래방을 자주 찾는 20대 위주로 나왔다는 의견도 나왔다.

'누이'(설운도) '달빛 창가에서'(도시 아이들)를 즐겨 부른다는 이동우 씨(57·자영업)는 "일 년에 3, 4번 정도만 노래방을 찾는다. 아마 세대별로 신청하는 노래 데이터가 나오면 내 애창곡도 순위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씨(36·회사원)는 "예전에는 노래방에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자전거 탄 풍경)과 서태지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최근엔 노래방을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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