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MBC의 ‘슈퍼스타K’ 따라하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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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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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방송

MBC는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에게만 3억 원의 상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 사상 최고액이며 억대의 상금을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사진은 ‘슈퍼스타K 2’의 한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MBC는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에게만 3억 원의 상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 사상 최고액이며 억대의 상금을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사진은 ‘슈퍼스타K 2’의 한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슈퍼스타K’(슈스케)의 후폭풍이 거세다. ‘슈스케 2’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끝나자 KBS MBC SBS 같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바빠졌다. 비슷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슈스케’로 쏠리는 관심과 스타 생산 권한을 찾아올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성적 부진으로 고민 중인 MBC가 가장 먼저 ‘슈스케 따라하기’에 나섰다. MBC는 다음 달 5일부터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을 방송한다. 이를 위해 국제 시사프로인 ‘W’를 폐지하고 간판 뉴스프로 ‘뉴스데스크’까지 나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황금어장’의 여운혁 PD를 심사위원으로 동원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 모양새다. SBS도 자회사 SBS플러스와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최고위층의 마지막 결단만 남겨두었다는 후문이다.

이제까지 스타 탄생을 허락하는 특권은 공중파 방송사의 몫이었다. 문화평론가 조희제 씨는 “MBC만 하더라도 1970∼80년대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를 통해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왔다”며 “음악순위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들을 줄 세우며 1990년대까지 문화 권력을 즐겼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가요순위 프로나 가요제의 인기가 폭락했다. 가요계의 방송사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음악 담당 PD와 DJ들이 줄줄이 감옥에 갔다. 이 틈을 타 연예 기획사들은 직접 스타를 만들어 공중파에 독점 납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다. 이 같은 기획사 주도의 흐름에 반기를 든 것이 케이블 방송 Mnet의 ‘슈스케’다. 해외 리얼리티 프로를 모방한 ‘슈스케’는 시청자 점수 비중을 70%로 정하고 흘러간 명곡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처럼 변화한 대중가요 시장의 권력을 지상파가 되찾아 오느냐가 MBC ‘위대한 탄생’의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음악계에서는 ‘위대한 탄생’이 달갑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음악평론가 현현 씨는 “단순하게 케이블의 시청률이 탐나 지상파까지 오디션 시장에 뛰어들 경우 여전히 얄팍한 대중음악 시장이 ‘노래방 가수’만을 양산하는 양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음악성을 추구한다는 인디 음악계마저도 ‘슈스케’ 열풍에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슈스케’가 음악성보다는 ‘인간극장’의 포맷을 적극 차용해 인생 역전 스토리로 프로그램을 홍보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오디션 프로의 범람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스타 PD와 유명 가수들의 평가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슈스케의 성공에 배가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지상파의 힘만 믿고 슈스케를 단순 모방해 경쟁하다가는 가요계 전체가 얄팍한 이벤트용 가수들만의 무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 [O2 기사 풀버전 보기]슈퍼스타K2 후폭풍, 공중파의 ‘슈스케’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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