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57분의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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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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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1보(1∼27) 덤 6집 반 각 3시간

목진석 9단과 고근태 7단은 공식 기전에서 두 번 만났다. 목 9단이 2승을 거뒀다. 두 기사처럼 오래 기사 생활을 했지만 서로 대국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고 7단으로 보면 한 번 이기고 싶은 상대다. 두 기사는 8월 20일 서울 한국기원 일반대국실에서 마주 앉았다.

흑을 잡은 고 7단은 실리 작전을 들고 나왔다. 역시 싸움을 잘하는 기사와 만났을 때 흑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실리부터 챙기고 싶은가 보다.

흑 19는 보통 참고도 흑 1로 젖혀 선수를 잡고 흑 5로 축머리를 이용하는 진행을 많이 쓴다. 무난한 편인데 고 7단은 백 6이 축을 방비하면서 벌림도 겸하는 수여서 싫었던 모양이다. 또 나중에 ‘가’를 활용할 기회가 있으니 먼저 결정짓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백 26은 호방하다. ‘나’로 지켜도 뒤가 열려 있어 몇 집 안 된다고 보고 중앙을 중시한 것.

흑 27. 상상을 뛰어넘는 강수였다. 여기는 백이 강한 곳. 흑 27처럼 가깝게 다가가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지 않을까. 그런데 목 9단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엔 만만치 않다는 경계경보가 내려져 있었다. 그는 턱을 괴고 본격적인 수읽기 모드에 들어갔다. 삼매에 빠진 듯 5분, 10분, 20분이 지나도 자세를 풀지 않는다. 목 7단은 57분이나 쓴 뒤에야 백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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