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대한민국 망하게 할 수도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2일 15시 44분


코멘트

MBC내부서 'PD수첩' 비판 글 등장

MBC 이사회가 4대강 사업 의혹을 다룬 'PD수첩'에 대해 결방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PD수첩'을 비판하는 주장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 회사 공정방송 노동조합의 이상로 위원장은 지난 20일 사내인트라넷에 올린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해 당사자가 방송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발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사장이 사전에 보지 못한다면 사장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며 "더구나 프로그램을 제작한 부서는 광우병프로그램을 만든 부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BC에는 4대강과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에 '4대강 사업은 나쁘다. 대운하는 더 나쁘다'는 불문율이 있다"며 "우리 MBC는 지금까지 4대강 사업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해왔다. 4대강에 대한 우리 MBC의 자세가 2년 전 부정적인 측면만을 과장 확대했던 광우병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라고 적었다.

이 위원장은 또 "언론인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악도 절대적인 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시각이 존재할 뿐이다"며 "혹시나 우리가 놓친 시각이 존재하지 않는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편견을 갖는 의사는 환자를 죽게 할 수 있다"며 "즉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방송노조는 주로 부장급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선임자 노조로, 그동안 다른 노조인 'MBC 노조'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밝혀왔다.

MBC 이사회는 지난 17일 밤 방송하려던 'PD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에 대해 '프로그램을 미리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제작진에게 밝혔지만 제작진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불방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사내 인트라넷에는 제작진을 두둔하는 글들이 잇따랐으며 제작진과 시사교양국 PD들은 "24일 방송에서도 결방되면 시사교양국 차원의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불방 결정 직후인 18일에는 MBC PD협회가 "김재철 사장이 일찍이 없었던 '사장 사전 시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사전 검열이다"며 'PD수첩'의 정상 방송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