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독님들, 제발 할리우드 따라하지 마세요”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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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애호가 美 헤레니코 씨
부산국제영화제서 공로상 수상

“서사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한국영화를 보고 있으면 미국영화의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깨닫게 돼요. 그러니 부탁이에요. 한국 젊은 감독님들, 제발 할리우드를 따라하지 마세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한국영화 공로상을 받은 지넷 폴슨 헤레니코 씨(사진)는 한국 영화 애호가다. 하와이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그는 현재 아시아퍼시픽필름닷컴 대표로 아시아 영화를 미국 전역에 소개하고 있다. 1985년부터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매년 한국영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아시아영화진흥기구 넷팩의 창립멤버로 활동하며 임권택 감독의 영화 투어와 배창호 감독 심포지엄을 열었다. 최근엔 한 달에 8.99달러를 내면 400여 편의 아시아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asiapacificfilms.com)를 개설했다. 10년 동안 30만 달러를 들여 공들인 작업의 결실이다.

그의 한국영화 사랑은 1980년 초반 임 감독의 영화 ‘만다라’를 보면서 시작됐다.

“‘만다라’에서 한국영화 속에 새겨진 한국인의 열정과 철학의 나이테를 보게 됐어요. 특히 ‘서편제’는 제가 가장 아끼는 영화예요. 가족과 전통, 생존의 문제를 건드리는 점이 너무 좋아 미국 전역을 돌며 이 영화의 매력을 알렸어요.”

최근에 본 한국영화가 있냐고 묻자 “워낙 많이 봐서 머릿속에 여러 장면들이 떠오른다”는 그는 김소영 감독의 ‘나무 없는 산’을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꼽았다.

부산=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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