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일단 시선은 끌었지만…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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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 자극적 장면 잇따라

8월 29일 시작한 SBS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토·일 오후 8시 50분·사진)는 ‘대리모’라는 민감한 소재를 내세웠다. 8월 29일 첫 방송은 1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30일은 15.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인공 은님(이수경)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가씨다. 중소 건설업체 영업부장인 아버지 인덕(길용우)이 부도를 내고 도망친 사장 대신 책임을 지게 되면서 불행이 찾아온다. 집은 압류됐고 충격을 받아 쓰러진 인덕은 급성간경화로 당장 간 이식을 받아야 할 상황. 아버지 수술을 위해 목돈을 구하려는 은님에게 브로커 금자(권은아)가 접근한다. 금자는 은님을 불임부부 세훈(류진)과 선영(고은미)의 대리모로 연결시킨다.

드라마에선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자극적 장면이 잇따랐다.

가족 중 유일하게 간 이식이 가능한 사람은 인덕의 새 부인 애랑(이미영)이 전 남편과 사이에 낳은 딸 난정(박수진)뿐이다. 그러나 난정은 “수술하다가 죽을 수도 있고 배에 흉터도 크게 남는다”면서 친딸처럼 아껴준 새 아버지 인덕 앞에서 수술을 거부했다.

세훈의 어머니 향숙(이휘향)은 인공수정 시술이 계속 실패하자 며느리에게 “애 하나 제대로 못 만들고!”라며 “사람 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며느리, 보기도 싫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향숙은 며느리에게 대리모를 제안한다. 앞으로의 줄거리는 이들의 대리모 은님이 세훈의 배 다른 동생 강호(정겨운)와 결혼한 뒤 갈등을 빚는다는 이야기다.

‘불임가정과 대리모를 통해 자식, 부부 등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려 보겠다’는 기획의도에 맞는 그림이 나올지 궁금하다. “많은 불임부부가 갖고 있는 문제나 상처는 버려두고 대리모를 부자들의 사랑 혹은 욕망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지 아는가”(송은행), “가뜩이나 불임부부에 무관심한 사회에 좋지 않은 시선을 심어준다”(이진)는 시청자 의견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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