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우리 가족 주치의 죽염

  • 입력 2009년 7월 15일 07시 41분


죽염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죽염이 뭔지는 잘 몰라도 ‘아홉 번 구워 만든 소금’이라는 것도 상식이다.

죽염은 서해바다에서 나온 천일염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대나무. 남해안 또는 지리산 부근에서 자란 왕대나무의 마디를 잘라 통을 만든다.

이 대통 속에 간수를 빼낸 천일염을 단단하게 다져 넣고 쇠가마에서 소나무 장작불로 아홉 번 구운 것이 죽염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구울 때. 고열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화로 속에서 1400도 이상의 고열로 가열한다.

이때 소금은 순식간에 녹아 마치 용암처럼 붉은 액이 줄줄 흘러내리는데, 이것이 식으면 알갱이 죽염이 되는 것이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가루 죽염은 이 알갱이를 분쇄한 것이 되겠다. 마지막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죽염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충 그런 소금은 ‘구운소금’이라 함이 옳다.

죽염은 몸에 다 좋지만 특히 위장병에 특효로 알려져 있다.

염증이나 궤양에 좋다. 본래 소금이란 것이 염증에 특효가 있는 물건이다. 요즘 열이면 일곱 여덟은 앓고 있다는 잇몸병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잇몸에 듣다보니 입 냄새는 절로 사라진다.

변비, 숙변제거에도 좋다. 축농증, 눈병에도 죽염이 잘 듣는다니 이쯤 되면 조금 과장해 식품이 아니라 가정상비약이라 해도 될 정도다.

○ 죽염을 제일 잘 먹는 법은?

입안에 넣고 침으로 살살 녹여 먹는 것이 왕도이다. 한방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침을 천하의 명약으로 친다. 죽염이 들어가 침과 섞이면 침이 진액으로 변한다. 이 진액이 뱃속의 온갖 병을 치료해 준다는 것이다.

○ 마늘과 죽염은 천하의 궁합

명의로 이름을 떨친 인산 김일훈 선생이 소개해 유명해진 방법이다.

뿌리가 달린 밭 마늘을 사다가 프라이팬에 굽는다. 껍질은 타버리지만 속은 부드럽게 익는다. 이 마늘을 죽염에 푹 찍어 먹는데, 그 효능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한다. 죽염 애호가라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방법으로 원기회복에 특히 좋다.

○ 죽염으로 위장세척을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죽염수를 마시는 방법으로 뱃속을 깨끗하게 비워준다.

생수 1.5리터 정도에 죽염을 밥숟가락으로 한 수저 정도 넣고 잘 섞어 준다. 이 죽염수를 30분 이내에 다 마시면 잠시 후 변의를 느끼게 된다.

뱃속의 오물들이 일거에 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절대의 쾌감이란!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주면 좋다. 다이어트와 병행하면 효과가 배가한다고 한다.

○ 목욕할 때도 죽염

따끈한 물만으로는 어쩐지 피로회복에 2%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죽염욕을 추천한다.

어려울 것 없다. 욕조에 받아놓은 물에 밥숟가락으로 2~3 수저 정도를 넣은 후 몸을 담그면 그만이다.

비싼 죽염이 부담스럽다면 일반 소금도 괜찮다. 천일염을 쓰되 입자가 고운 것이 좋다. 화학염이나 정제염은 피할 것.

설마 맛소금을 욕조에 뿌리는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 안약 대신으로도 최고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오후쯤 눈이 뻑뻑해지고 시큰거리기까지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안약을 눈에 넣어 주지만 신문에서 ‘지나친 안약 남용이 안압을 높이고 결국은… ’ 식의 기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빈 안약통에 죽염을 조금 넣어 흔들어주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죽염안약’ 완성.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도 한 통 만들어 애용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