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앵무새 200마리 살릴 수 있다면…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주홍 마코앵무새의 마지막 비상/브루스 바콧 지음·이진 옮김/478쪽·1만5000원·살림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벨리즈는 과테말라와 멕시코 사이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작은 영연방 국가다. 나라의 3분의 2 이상은 정글로 뒤덮여 있다. 노란색과 감색 깃을 가진 주홍 마코앵무새는 세계적으로 3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조류인데 이 중 200여 마리가 벨리즈의 정글에 서식한다.

1999년 2월 벨리즈의 마칼강 차릴로 지역에 댐을 짓는다는 계획이 발표된다. 이 댐이 건설된다면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물에 잠긴다. 강 주변에 둥지를 트는 주홍 마코앵무새도 마찬가지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포티스의 주도로 이뤄지는 이 사업은 경제성이나 안전성 면에서도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지만 정부는 당장 사용할 전기가 급하다며 강행을 추진한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벨리즈에서 10년이 넘도록 동물원을 운영해 온 샤론 마톨라라는 미국 출신 여성이 댐 건설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았다. 마톨라는 언론과 정부에 편지를 보내고 소송도 불사한다. 이 사안은 벨리즈 대법원과 영국 추밀원까지 간 끝에 결국 댐이 완공된다. 하지만 마톨라는 좌절하지 않는다. 책의 말미, 그녀는 제2의 마코앵무새라고 할 수 있는 하피독수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하피독수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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