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빈약한 가슴의 그녀가 침을 맞은 이유는?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3개월 10회 자흉침 시술 후 A컵에서 B컵으로…가슴 모아주고 탄력 주는 한방 가슴성형

“지난해까진 꿈도 못 꿨던 비키니, 올 여름엔 꼭 도전할 거예요.”

빈약한 가슴 때문에 비키니를 못 입었다는 직장인 김은정 씨(23·사진). 그녀는 지난해 7월 한방 가슴성형 치료를 받은 후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에는 ‘뽕’ 없는 속옷은 입을 수도 없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가슴에 딱 달라붙는 니트 한 번 입어보는 게 소원이었다. 친구들과 대중목욕탕에 갈 때마다 놀리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었다.

가슴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했던 그녀는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부작용이나 통증이 두려웠다. 보형물을 삽입한다는 것도 왠지 꺼림칙했다. 수술이 두려웠던 김 씨는 친구를 통해 침으로만 가슴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진짜 가능할까?’하는 의심도 들었다. 반신반의하며 ‘가서 상담이나 받아보지 뭐’라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은 김 씨. “이제는 아주 풍만하진 않아도 자연스럽고 보기 좋은 가슴을 갖게 됐다”고 김 씨는 말했다.

○ 나쁜 자세가 가슴 성장 방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미형한의원 압구정점은 침으로 가슴을 성형하는 ‘자흉침(刺胸鍼)’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방에서는 “침으로 가슴을 키운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이 한의원이 밝힌 집계에 따르면 600여 명의 환자가 자흉침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자흉침을 맞았다. 평소 자세가 안 좋아 어깨가 안쪽으로 많이 굽힌 체형이었던 그녀는 한쪽 어깨가 처지는 바람에 양 가슴의 크기가 달랐다. 체형교정부터 시작했다. 미형한의원 한주원 대표원장은 “자흉침의 원리는 체형부터 바로잡아 전신을 건강하게 한 뒤 이 기운을 가슴으로 몰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흉침은 한 원장이 동의보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시킨 시술법. 한 원장은 “가슴 확대는 물론이고 좌우 모양이 다른 일명 ‘짝 가슴’과 처진 가슴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부분은 동의보감 내경편에 기재된 ‘탁음양도주이성형(託陰陽陶鑄而成形)’라는 문구. ‘음양의 조화에 의하여 형체를 이룬다’는 의미다. 이를 토대로 유방의 저장 기능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한 원장은 가슴이 극도로 빈약한 것은 유방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 체형을 보완해주면 가슴도 자연히 커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대한침구학회지에 실린 미형한의원과 대전대학교 한의과대의 공동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20명의 가슴이 평균 2.5cm 이상 확대됐다. 2.5cm는 한국산업규격(KS) 브래지어 치수에 따르면 한 컵 정도의 차이다.

○ 수술 전 먼저 자세 교정을

김 씨는 한 원장과 한 시간 넘게 상담을 하면서 자흉침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면서 한 원장이 이야기하는 문제점을 자신이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시술자들의 시술 전후 사진도 결심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처음 시술을 받던 날 가슴에 침을 맞을 줄 알았던 김 씨에게 한 원장은 추나요법(비뚤어진 뼈를 밀거나 당겨서 자세를 바르게 잡아주는 치료법)부터 시작했다. 추나는 척추와 골반 등을 바로 잡아줌으로써 나쁜 자세를 비롯해 소화기관 이상, 호르몬 불균형 등 가슴의 발달을 더디게 한 요인들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것. 바른 자세에서 좋은 기운이 나오고 그래야만 전신이 건강할 수 있다는 한방의 원리에서 비롯된 처방이다.

추나요법과 함께 각각의 경혈을 찾아 침을 놓기도 한다. 한 원장은 “전신의 건강한 기운을 가슴으로 몰아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가슴 근육을 긴장시켜 가슴을 크게 만들 뿐만 아니라, 벌어진 가슴을 모아주고 가슴의 크기도 동일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가슴 근육이 발달하면서 처진 가슴에는 탄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김 씨도 가슴 크기가 커지면서 짝 가슴이 교정됐다고 했다. 김 씨는 “크기의 변화 외에도 모양이 전보다 예뻐졌다”면서 “옷 입은 상체를 자꾸만 거울에 비춰보며 웃게 된다”고 말했다.

○ 평균 3개월 간 10회의 시술

김 씨가 가슴이 확대됐다고 느낀 것은 4회 시술이 끝난 후. 자흉침 프로그램이 평균적으로 3개월 간 10회 시술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과를 이르게 느낀 셈이다. 김 씨는 “기존 AA컵에서 한 컵 반 정도 치수가 늘어 이제는 속옷을 새로 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보형물을 넣는 방법을 통해 단 한 번의 수술로 분명한 효과를 보는 서양의학의 관점에선 3개월이라는 시술 기간은 분명 길 수 있다. 한 원장은 “성형수술 후 마사지 등 사후관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방 성형에 걸리는 기간은 길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가 5회 정도 시술 받으면 가슴 크기에 변화가 왔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다. 시술이 끝나면 대개 한 치수씩 커지는 편”이라면서 “자흉침으로 한 번 확대된 가슴은 바른 자세와 건강한 신체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노화가 진행되어도 자연스럽게 그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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