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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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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임시정부 직할로 1924년 창설돼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주만(駐滿) 육군 참의부 보병의 군사훈련교범인 ‘보병조전(步兵操典)’ 초안이 경매회사 코베이의 경매에 나왔다.
코베이 측은 “1924년 5월 22일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발행한 보병조전 초안이 28일 오후 4시 서울 천도교 교당에서 열리는 경매에 나온다”며 “한국에서 임정의 보병조전 실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교범은 250여 쪽 분량으로 제식, 행진, 사격 등 기본 훈련 과정을 서술하고 있으며 전투 대형도 그림으로 표현해 담고 있다.
수원대 박환 교수는 “지금까지 공개된 대한제국 시기의 군사훈련교범 보병조전과 훈련 내용이 큰 차이가 없으나 임정의 훈련교범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범 강령에는 “보병은 싸움의 주병(主兵)이 돼 전장에서 중요한 임무를 지고 싸움에 판(결판)을 내는 것… 보병의 본령은 어떠한 지형과 시기에도 싸움을 하는 것에 있으므로 보병은 다른 병종(兵種)의 협동이 없더라도 능히 싸움을 준비하고 행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보병조전은 1920년 2월 제7회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에서 통과한 군사 관련 실행방법 중 ‘전시긴요기술학습’을 위해 조소앙 선생(1887∼1958)이 저술한 것으로 당시 2000부가 발행됐다. 동아일보는 1925년 4월 2일자 2면에서 보병조전 출간을 보도한 바 있다.
주만 육군 참의부는 1924년 압록강을 따라 국경의 치안 상태를 시찰하던 사이토 마코토 조선 총독을 저격해 위기에 빠뜨렸다. 1926년에는 참의부 소속 이수흥 의사가 서울 동소문파출소 등 서울 경기 지역의 파출소를 잇달아 기습하기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