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서혜경 씨 2월6일부터 피아노독주회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암 겪은뒤 주어진 삶은 선물

좋은 연주 하라는 사명 느껴”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사진) 씨는 21일 통화에서 “8시간 피아노 연습을 막 마쳤다”면서 경쾌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그는 2∼3월 전국 5개 도시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암을 이겨내고 2008년 1월 재기무대를 선보였던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30여 차례나 무대에 오르고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무리한 탓에 연말에 주치의에게서 ‘절대 안정’ 통보를 받았다. “1월 1일 새해 아침에 겨우 몸을 일으켜 피아노 앞에 앉아 12시간을 연습했어요. 20일 만에 음표를 7만 개쯤 외웠나 봐요. 하루는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 b단조를 치는데 워낙 대작이다 보니 어깨가 너무 아픈 거예요. 그날 밤 죽는 꿈까지 꾼 거 있죠.(웃음)”

이번 독주회의 주제는 ‘나이트 앤 드림’. 지난해 봄 서울대병원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러 다닐 때, 늘 곁을 지켜준 딸(17세)과 아들(13세)을 위해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드뷔시의 ‘어린이의 세계’를 특별히 골라 넣었다. “암을 겪은 뒤에 제게 주어진 삶은 선물이지요.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라는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무대를 통해 서혜경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고요.”

2월 6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을 시작으로 1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1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5일 경남 양산문화예술회관, 3월 3일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활화산’ 같은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 02-3461-097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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