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을 기리다, 그의 詩를 그리다…40주기 추모 ‘전향기’전

  • 입력 2008년 8월 26일 03시 04분


‘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풀’),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폭포’)

여전히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시인 김수영(1921∼1968·사진)의 작품들이다. 올해 시인의 40주기를 맞아 김수영과 그의 시를 사랑하는 미술계 작가들이 추모전시회를 열고 있다.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구기동 대안공간 풀(02-396-4805)에서 열리는 ‘전향기(轉向記)’전. ‘전향기’는 1962년 발표한 시의 제목이다.

이번 공동작품전에는 김수영의 시를 시각이미지로 풀어낸 회화 사진 설치 작품들이 선보인다. 강홍구 고승욱 김용익 박찬경 임민욱 조습 최진욱 허윤희 씨 등 1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홍명섭 씨의 ‘김수영의 자유, 구원, 벽을 위한 모뉴먼트’는 원고지 위에 깨진 달걀 4개를 올려놓은 설치 작품이다. 최진욱 씨는 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소재로 한 유화 ‘왕궁의 음탕 대신에’를, 허윤희 씨는 목탄 드로잉 ‘새’를 출품했다. 임민욱 씨는 어머니에게 시 ‘폭포’를 받아쓰도록 한 뒤 설치 작품으로 발표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