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60년 세계 첫 통신위성 발사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SF소설 ‘2001년 우주의 여행’의 작가인 영국의 아서 클라크는 1945년 10월 ‘와이어리스 월드(Wireless World)’란 무선 전문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앞으로 강력한 로켓이 개발되고 물체(인공위성)를 적도 상공 3만6000km의 원 궤도상에 120도 간격으로 3개만 쏘아 올릴 수 있다면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전화중계 및 라디오 방송이 가능할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다. 통신위성을 최초로 제안한 것이었다.

적도 상공 3만6000km의 원 궤도에서 지구의 자전과 같은 방향으로 도는 인공위성은 24시간의 공전주기를 가지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정지되어 있는 것과 같이 보인다. 이를 통신용 중계기로 사용하면 우주의 중계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한 작가의 ‘상상’은 15년 후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0년 8월 12일 세계 최초의 통신위성인 에코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에코 1호는 지상에서 오는 전파를 그대로 반사해서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는 이른바 수동(受動) 위성으로, 전체가 알루미늄 박(箔)과 마일러라고 하는 폴리에틸렌의 지름 30m인 박막성 기구(氣球)였다.

그런데 에코 1호는 전파를 반사하는 역할만 했기 때문에 송신 측은 상당히 강력한 전파를 보내야 했고, 수신 측은 효율이 나쁜 전파를 높은 감도(感度)로 포착해야 하므로 거대한 지상시설이 필요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1962년 미국의 AT&T벨 연구소와 NASA가 잇따라 쏘아올린 텔스타 1호와 릴레이 1호였다. 위성에 중계기를 실어 지상으로부터 수신한 전파를 증폭시켜 지상으로 보냈다.

텔스타 1호는 미국과 유럽 간의 TV 화면 전송과 다중전화 신호의 전송에 성공했고 릴레이 1호는 미국과 일본 간의 TV 화면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한편 최초의 정지 위성은 1963년 7월 NASA가 발사한 신컴 2호였다. 이로써 현재 각광 받고 있는 정지 위성에 의한 세계 통신시대가 열리게 됐다.

드디어 1964년에 위성통신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기관인 인텔샛이 발족했고 1965년 4월에는 정지 위성 얼리버드(인텔샛 1호)를 이용한 상업위성통신이 개시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통신 복합 위성인 무궁과 1호는 1995년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되었다. 무궁과 2호 위성은 1996년 성공적으로 발사돼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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