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생방송 오늘아침’ 전·의경 부모에 사과방송

  • 입력 2008년 8월 8일 11시 00분


전·의경 부모의 인터뷰를 왜곡해 비판을 받아온 MBC의 ‘생방송 오늘 아침’(7월 29일 방영) 제작팀이 8일 “전·의경 부모의 인터뷰 내용을 의도와 다르게 사용했다”며 사과 방송을 했다.

제작진은 이날 오전 방송 시작 전 1분 15초간 자막과 아나운서 멘트를 통해 “본 방송에서는 전·의경들의 근무여건과 애환 등을 다루기 위해 전·의경 부모의 모임을 취재했다”며 “그런데 취재 당시 통보한 7월 8일 예정일과는 달리 7월 29일 이길준 의경의 양심선언 방송에서 인터뷰 일부 내용이 의도와는 달리 편집되어 사용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때 사용된 ‘전의경이 정권의 허수아비는 아니잖아요’ 라는 전·의경 부모의 인터뷰 내용은 종전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잘라서 삽입한 것”이라며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근무 이탈하여 양심 선언한 이 의경의 행위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비춰졌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당시 인터뷰 내용은 오히려 전의경을 정권의 허수아비로 매도하는 일부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취지였다”며 “폭력시위의 피해자이기도 한 전의경이 가해자로만 비춰지는 안타까운 현실과 전의경 부모의 심정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점과 인터뷰에 응한 부모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길준 의경을 동조하는 인상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에 MBC와 ‘생방송 오늘 아침’ 제작팀은 시청자 여러분과 ‘전의경 사랑 시민모임’ 부모와 회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MBC와 ‘전·의경사랑시민모임’은 7일 세 차례 협의를 거쳐 ‘생방송 오늘 아침’ 프로그램을 통해 사과 방송을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제작진은 지난달 4일과 5일 전·의경 인권문제에 대해 취재하겠다며 부모들을 인터뷰한 뒤, 20여 일이 지난 지난달 29일 부대 복귀를 거부한 이길준 의경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비치게 편집해서 방송했다. 이에 부모들이 MBC측에 사과방송을 요구해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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