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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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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을 연주하며 트로트 노래를 부르는 ‘가야금 트로트’ 쌍둥이 자매가 탄생했다. 최근 타이틀곡 ‘수리수리 마수리’가 담긴 앨범을 낸 그룹 ‘가야랑’의 언니 이예랑(28), 동생 이사랑 씨가 그 주인공. ‘가야랑’은 가야금의 ‘가야’와 이름 끝 자인 ‘랑’을 붙여 지었다.
언니 예랑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야금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생 사랑 씨도 서울종합예술학교를 나와 현재 서울대 대학원에서 인류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이 음반 작업을 시작한 것은 4년 전. 국악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자매를 보고 작곡가 정의송 씨가 제안했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할지를 두고 고민도 많았다.
“주위 선생님들이 지금도 말려요. 가야금의 전통을 고수해 달라고. 제발 탈선하지 말고 연주인의 길을 걸으라고요. 하지만 국악에 또 다른 색깔을 칠해 그 대중화에 기여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죠.”(예랑 씨)
가족 중 어머니와 셋째 동생도 가야금을 전공한 국악 집안이다.
이들 자매는 엄마 배 속에서부터 가야금 소리를 듣고 자라 “놀이터 가는 대신 가야금을 가지고 놀았다”고 말할 정도.
가야금 실력은 언니가 한 수 위지만 트로트 실력은 동생을 따라가지 못한다. 사랑 씨가 “어릴 적부터 노래방에 가면 트로트 노래만으로 세 시간을 버틴다”고 하자 예랑 씨가 거든다. “트로트의 ‘트’자도 몰랐던 제가 사랑이에게 물이 든 거죠. 쌍둥이는 어쩔 수 없어요. 저도 트로트에 푹 빠졌으니….”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