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85>鍥而不舍, 金石可鏤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02분


鍥(결)은 낫이다. ‘계’로 읽기도 한다. 동사로는 칼로 새기다 또는 자르다의 뜻이다. 而(이)는 원래 수염의 모습으로, 위의 가로선은 코끝이고 그 아래 세로선은 人中(인중)이며 또 그 아래는 양 볼의 수염과 입 아래의 수염이다. 보통은 여러 상황에서 앞뒤의 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30세를 而立(이립)이라고 하는 것은 40세를 不惑(불혹), 50세를 知天命(지천명), 60세를 耳順(이순), 70세를 從心(종심)라고 하는 것처럼 ‘논어’에서 따온 것이다. 흔히 70세는 예로부터 드문 나이라며 古稀(고희)라고 하는데, 지금은 상황이 적잖이 바뀌었다. 또 而(이)는 2인칭 대명사로 汝(여)와 같으니, 而父(이부)는 너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舍(사)는 집이다. 동사로는 머물다 또는 쉬다의 뜻이다. 또 捨(사)와 통용되며 멈추거나 그만두다 또는 버리다의 뜻도 있다. 鍥而不舍(결이불사)는 새기며 멈추지 않는다, 즉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뜻인데, 舍(사) 대신 捨(사)를 쓰기도 한다. 金石(금석)은 쇠와 바위이다. 단단한 물건 또는 굳은 지조나 약속을 의미하며, 또 鐘(종)과 磬(경) 등의 악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鏤(루)는 강철이다. 동사로는 조각하다 또는 새겨 꾸미다의 뜻이다. 鏤刻(누각)은 새기다의 뜻으로 흔히 글을 다듬는 것을 비유한다. 鏤氷雕朽(누빙조후)는 얼음과 썩은 나무에 새긴다는 뜻으로 헛수고하는 것을 비유한다.

“자르다가 멈추면 썩은 나무도 끊어지지 않지만, 멈추지 않고 새기면 쇠와 바위도 조각할 수 있다.” “준마도 한 번에 열 걸음은 갈 수 없고, 둔한 말도 열흘을 가면 멀리 간다. 멀리 가는 공은 쉬지 않아 이루어진다.” 모두 ‘荀子(순자)’에 보인다. 토끼에게 앞선 거북이 이야기는 결코 헛되지 않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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