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가슴 설레는 파티&화려한 환타지 쇼~쇼~쇼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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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서 즐기는 크리스마스 매직

1979년 12월. 미국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 남측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식이 열렸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그해 트리는 유난히 초라했습니다. 꼭대기의 왕관별 하나만 붉을 밝혔을 뿐 트리 전체의 전등은 모두 꺼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결정이었습니다. 한 달 반 전인 11월 4일 테헤란의 주이란 미국대사관에서 발생한 인질사건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60여 명의 미국인이 대사관을 침입한 이란 학생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었으니까요.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조국이 자신을 잊지 않고 있으니 용기를 내라고 북돋아 주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듬해 크리스마스 때도 트리는 점등됐습니다. 인질극은 1년이 지나서도 계속되고 있었지만 지난해와는 달랐습니다. 모든 전등에 불이 들어와 화려하게 반짝거렸습니다. 그 불빛은 점등한 지 417초 만에 사라졌습니다. ‘417’이란 숫자는 그날까지 인질이 억류된 날짜 수였습니다. 그해도 카터 대통령은 국민의 의지를 크리스마스트리에 모았습니다.

인질극은 이듬해(1981년) 1월 20일에 끝납니다. 그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해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 시즌에 그 트리의 모든 전등을 화려하게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인질로 잡혔던 미국인들이 가족 품에 돌아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는 ‘매직 시즌’(마법 같은 시기)입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사랑과 염원으로 이룰 수 있다고 믿거나 신화 같은 현실이 가능하다고 믿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트리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트리에 결집된 염원이 인질을 무사히 풀려나게 이끌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할 겁니다. 크리스마스 매직을 믿는다면 말이지요.

크리스마스매직을 올해는 테마파크에서 한번 체험해 보심이 어떠실지요. 에버랜드는 올 크리스마스를 ‘로맨틱 & 매직’이라는 테마로 파크 전체를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봄이면 튤립으로 가득한 2만 m²(약 6000평)의 포시즌즈가든을 500그루의 화이트트리로 장식한 매직 가든으로 꾸몄고 한가운데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조형물도 놓았습니다. 높이 16m(아파트 6층 높이)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도 설치해 매직가든을 찾는 모든 이가 크리스마스매직을 체험할 기회를 갖도록 했습니다.

온통 순백의 세상으로 바뀐 매직가든은 한낮에도 멋집니다만 밤이 되면 더더욱 환상적입니다. 500그루의 화이트트리를 치장한 전구불빛이 발광다이오드(LED)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초대형 트리와 어울려 매직가든을 산타클로스 마을로 바꿉니다. 이런 아름다운 판타지를 만나려면 ‘매직라이팅’(오후 6시 25분)에 참가하기를 권합니다. 모두 함께 큰 소리로 카운트다운을 하면 일순간에 트리에 불이 들어오는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매직라이팅 직전에는 정면 무대에서 ‘뉴 캐럴 판타지’가 공연됩니다. 수많은 캐릭터와 산타클로스가 연기자와 함께 출연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며 펼치는 화려한 쇼입니다.

에버랜드의 한낮에는 109명의 공연단이 출연해 길이가 무려 640m에 이르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볼만합니다. 밤에는 ‘매직 인 더 스카이’가 압권입니다. 매직가든의 밤하늘을 무대로 12대의 서치라이트 불빛이 교차하는 가운데 레이저 조명과 폭죽에서 터져 나오는 환상적인 불빛과 불꽃이 20분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화려한 공중 멀티미디어쇼입니다.

롯데월드에서도 ‘해피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으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펼칩니다. ‘판타지월드’를 표방한 실내 어드벤처파크가 눈 내리는 산타마을로 꾸며지고 거기서 하루 70여 차례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집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신데렐라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출한 버라이어티 매직 뮤지컬 쇼와 산타와 캐릭터 등 100명의 연기자가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판타지 퍼레이드입니다.

서울랜드는 ‘크리스마스 스노 팩토리’라는 테마로 파크를 화이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했습니다. 눈결정체의 조형물로 단장된 눈꽃마을, 다양한 캐릭터가 펼치는 댄스파티인 ‘크리스마스 스노 파티’, 크리스마스 캐릭터 가두공연 등이 펼쳐집니다.

세 테마파크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이미 시작돼 다음 달 25일 크리스마스까지 계속됩니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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