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작가 中 위화 “한국 386도 역사따라 변하지 않았나”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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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중국 현지에 있는 소설가 위화(余華·사진)와 서울의 독자들이 화상으로 대화를 나눈 것. 작가와의 화상 대화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행사다.

‘허삼관매혈기’ ‘인생’ 등의 작품을 통해 ‘당대 최고의 중국 소설가’로 현지에서 유명한 위화는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두꺼운 작가다. 장편 ‘형제’의 번역 출간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는 독자 50여 명이 참가했으며 2시간에 걸쳐 질문과 응답이 이어졌다. 독자들은 문지문화원 벽에 걸린 대형화면을 통해, 위화는 베이징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사무실에서 컴퓨터화면을 통해 대화를 나누었다.

‘형제’는 배다른 형제 이광두와 송강을 주인공으로 삼아 문화대혁명부터 자본주의 중국까지를 배경으로 한 소설. 선한 인물로 그려진 송강이 자살하는 데 대한 작가의 의도를 묻자, 위화는 “문화대혁명 이전의 상황이었다면 송강은 잘되고 이광두는 도태됐겠지만 문혁으로 환경은 급격하게 바뀌었다”면서 “그에 따라 인간의 운명도 크게 바뀌었으며, 나는 그런 변화의 물결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화는 “이념에 열정적이었던 한국의 386 지식인들도 역사의 변화에 따라 변하지 않았는가”라고 덧붙였다.

위화는 “오늘날 중국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국가가 잘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너무나 많은 장애가 있으며 어떻게 될지 내다볼 수가 없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오늘의 중국을 짚었다.

화상대화를 마친 위화는 “외국의 독자들을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신기하고 반갑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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