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나무가 들려주는 자연의 순리와 삶의 지혜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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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50·사진) 씨가 새 장편 ‘나무’(뿔)를 냈다.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도 함께 읽을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에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100년 동안 비바람을 이겨 낸 할아버지 나무와 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 여덟 살 밤나무. 알찬 밤송이를 한가득 열리게 하고 싶지만 어린 밤나무의 성장통은 겪어 내기 수월치가 않다. 물을 빨아 올려 보내 주는 것도,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전하는 것도 힘들다. 그런 손자 나무에게 할아버지 나무는 인내와 지혜의 가르침을 차근차근 전한다.

순하면서도 마음에 와 닿는 아포리즘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얘야, 첫해의 꽃으로 열매를 맺는 나무는 없단다.” “꽃샘을 피하려고 늦게 태어난 매화꽃엔 아무 열매도 안 열리지.” 인간의 삶에 그대로 겹쳐지는 이 가르침은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교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작가의 말이 뭉클하다. “작가로서 어떤 글을 썼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내 글에 몸을 바칠 푸른 나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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