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9월 21일 03시 0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청풍과 명월은 원래 마음에 맞는 단짝인지 붙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특히 가을에 나다니어 쓸쓸함을 몰아낸다. 本(본)은 본래의 뜻이다.
無價(무가)는 정할 수 있는 값이 없다는 뜻이다. 즉, 가치가 무한하다는 뜻이다. 無價之寶(무가지보)는 가치가 무한한 보배라는 뜻이다. 無價紙(무가지)는 보통 대가 없이 거저 주는 신문을 뜻한다. 近(근)과 遠(원)은 거리상 가깝고 멀다는 뜻이다. 혹 동사가 되어 가까이하다와 멀리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皆(개)는 모두의 뜻이다.
맑은 바람은 상큼하게 피부에 와 닿고 밝은 달은 환히 눈에 들어온다. 소동파(蘇東坡)는 유명한 赤壁賦(적벽부)에서 이르길, 강가의 맑은 바람은 귀에 들어와 소리가 되고 산간의 밝은 달은 눈에 들어와 빛깔을 이룬다며, 그것들은 아무리 차지해도 금지하는 이가 없고 다 써서 없어지는 법이 없는, 조물주의 무진장한 보배라고 했다. 분명 마음껏 차지할 수 있고 남들과 다툴 일 없는 무한한 선물이다.
멀리 또는 가까이에 있는 산수에 무슨 감정이 있을 리 없지만, 보는 이가 제 스스로 정겨워하며 다정하다 이른다. 사람보다는 의연한 자연의 모습이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일까? 아니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정이 통하는 것일까?
언젠가는 돌아갈 곳인지라 미리 정을 붙이려는 것은 또 아닐까?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자연을 좋아하게 되는 것을 보면 그럴 듯도 하다. 금년 가을에는 청풍명월을 더 많이 차지하여 부자가 되고, 다정한 산수에게서 더 많이 정을 느끼고 싶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