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키즈헬스]冬病夏治(동병하치)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코멘트
학창시절에 시험을 보는 것은 늘 괴로운 일이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시험 자체가 주는 부담감은 만만치 않다. 하물며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험을 봤을 때는 결과를 기다리는 심장이 얼마나 쿵쾅거렸던지…. 모든 일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인 법이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건강 역시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 준비를 제대로 하면 걱정이 없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면 질환이 오다가도 비켜간다.

건강관리법으로 ‘동병하치(冬病夏治)’를 권한다. 올가을과 겨울의 질환을 예방하려면 더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름을 잘 보내면 겨울에 병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동병하치’의 생활이 보편화돼 있다.

중국인들은 삼복(三伏) 때 가슴에 마늘 같은 매운 성분의 약재를 담은 패치를 붙인다고 한다. 일종의 발포요법인데 약재가 경혈에 작용하면서 폐 기운을 발산시켜 폐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겨울철 질환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 때 쉽게 걸리거나 악화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 비염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아이들을 습격한다. 정면 대결할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건강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여름이지만 이때 조금만 신경을 쓰면 2학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뚱뚱하거나 혹은 말랐으면서 땀이 많은 아이라면 특히 여름을 잘 나야 한다. 이런 아이들은 가을과 겨울에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뚱뚱하다는 것은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담음)이 많다는 뜻이다. 이 노폐물이 몸의 기혈 순환을 막아 폐 활동을 방해하고 충분한 역할을 못하게 하는데 폐 기운이 약하면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게 마련이다.

마르고 땀이 많은 아이들은 속열이 많고 음이 허한 경우가 많다. 음이 허하다는 것은 체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달리 표현하면 몸이 건조하다는 것이다. 폐는 촉촉해야 건강한 장기다. 폐가 건조한 상태에서 찬바람이 불고 공기마저 건조해지면 기침이 나고 비염이나 천식으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하치’, 즉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뚱뚱한 아이들은 많이 움직이고 자주 휴식을 취해 몸속의 기혈 순환이 잘되게 해야 폐도 건강해진다. 운동을 과하게 하면 금세 지치고 숨이 차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보다는 수영 같은 운동이 적당하다. 또한 성질이 따뜻한 닭고기로 보양하면 좋다.

마르고 속열이 많은 아이들은 진액이 모자란 상태이므로 수분 함량이 높은 제철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수박 참외 자두 포도 토마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과일들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속의 열을 식히고 신체를 촉촉하게 만들어 준다.

중국처럼 아이 가슴에 마늘을 붙이지는 않더라도 겨울을 대비해 여름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어느 겨울날 아이가 막힌 코 때문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최혁용 함소아 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www.hamso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