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진행능력 기본 “MC들, SHOW를 하라”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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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변하고 있다. 이전 오락 프로그램의 MC들이 말끔한 외모와 화려한 입담, 매끄러운 진행을 내세운 데 비해 최근 인기 MC들은 튀는 ‘비주얼’로 어필하고 있다. VC(Visual MC)로 불리는 이들은 개구리나 간호사 복장을 하거나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재미있다” “민망하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VC의 사례와 이유를 짚었다.》

○개구리 MC와 색동옷 MC

15일 첫 방영한 SBS ‘하자 GO’(일요일 오후 5시 반)의 유재석 이혁재 박명수 등은 “시청자를 위해 비주얼로 튀어 보겠다”며 배가 볼록한 개구리 복장을 하고 나왔다. 이후 출연자나 프로그램 내용에 따라 원시인 옷 등 다양한 옷을 입고 나온다. ‘작렬 정신통일’(토요일 오후 6시 40분·SBS)에서도 MC 김용만, 현영이 각각 파란색, 빨간색 중국 무술가 복장을 입고 나온다.

MBC ‘황금어장’(수요일 오후 11시)의 코너 ‘무릎팍 도사’ MC 강호동은 색동옷에 빨간 한복조끼를 입고 뺨에 연지도 발랐다. 보조 MC인 우승민도 1970년대 촌스러운 파란색 체육복을 걸쳤다. 여운혁 PD는 “도사 캐릭터에 코믹 이미지를 넣기 위해 강호동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동옷을 맞췄다”고 말했다.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다. tVN ‘매드닷컴’의 MC 아유미는 매회 간호사나 마녀 등 특정 캐릭터 의상을 입고 나온다. 엠넷의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의 MC 정재용도 매회 다른 엽기 캐릭터로 분장한다.

이들의 목적은 ‘비주얼 쇼크’. 시각적 충격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뜻이다. 프로그램 전체 콘셉트를 빠르고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손수제작물(UCC)과 일본 TV의 영향?

방송계에서는 VC가 확산되는 이유를 영상 문화의 주류로 떠오른 UCC, 일본 TV에 대한 모방 등에서 찾는다.

문화평론가 김종휘 씨는 “MC가 단순히 진행석만 지키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의 캐릭터가 돼 즉흥적인 행동과 대사를 하는 게 인기를 끄는 추세”라며 “MC가 캐릭터로 둔갑하는 것인데 그 이유는 UCC가 방송에서 부각되면서 스토리보다 순간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TV를 모방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TV의 쇼 프로그램들은 2, 3년 전부터 충격적인 비주얼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여장 남자 ‘고리에’와 게이를 희화화한 코미디언 ‘하드게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자 GO’도 일본 후지TV 프로그램과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등 특정 기획사 소속 MC들이 차별화의 방안으로 VC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프로그램마다 겹치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별난 복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정순영 SBS 예능국장은 “제작진보다 MC들이 (VC를) 더 좋아한다”며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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