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청유 中교수 “신라 삼국통일은 한반도 국가의 통일”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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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자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신라의 삼국통일은 대륙(당)과 열도(일본)의 통일왕조 등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에 공통으로 주어진 역사적 과업을 완수한 것”이라는 취지의 기조강연문을 발표한다. 이는 고구려를 한국사가 아닌 중국사의 일부로 왜곡하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배치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인공은 중국 베이징(北京)대 역사학과 쑹청유(宋成有·사진) 교수. 쑹 교수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막하는 동국대 건학 100주년 기념학술회의 ‘21세기 동아시아 역사분쟁과 지역공존’에서 기조강연을 맡았다. 그는 미리 배포된 ‘당나라 시대 동북아시아 국제질서의 기본관계’라는 강연문에서 당나라 시대 동북아 국제질서를 2단계로 나눠 분석했다.

1단계는 당의 통일왕국 수립이 완성되는 618년부터 나당(羅唐)연합군의 고구려 정벌이 이뤄지는 668년까지다. 이 시기는 당이라는 대륙의 통일세력과 왜라는 열도의 통일세력이 각각 신라, 백제와 손을 잡고 통일국가가 등장하지 못한 한반도에 영향력 확대를 도모했다는 것. 쑹 교수는 이런 국제적 상황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 3국 모두에 한반도 통일과업이 역사적 사명으로 주어졌다고 해석했다.

2단계는 한반도 통일국가의 등장으로 일본과 당이 한반도 개입정책을 포기하고 평화우호관계로 전환하는 668∼907년. 왜의 조정은 669년 당나라에 고구려 정벌 축하사신을 보내며 국호를 왜에서 일본으로 바꾸고 한반도 개입 의지를 꺾었다. 당나라 역시 672∼673년 나당전쟁에 패한 뒤 백제 영토에 설치했던 웅진도독부와 고구려 영토에 설치했던 안동도호부를 중국 대륙으로 옮기며 역시 한반도 개입 정책을 포기했다.

쑹 교수는 “이런 7세기의 역사경험이 주는 교훈은 13세기 원의 고려 정복, 16세기 일본의 한국 침략, 20세기 초 일본의 한국 강점에서 알 수 있듯 동북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선 중국-한국-일본의 3각 구도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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