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오페라 발레 평론가 유형종(45·무지크바움 대표·사진) 씨. 그는 지난 가을 2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평생 증권회사와 신용평가회사에서 근무했던 그는 음악 발레 동호인 모임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무지크바움의 대표를 맡았다. 아마추어로 시작한 동호회가 직업이 된 셈이다.
“40대 중반이 됐으니까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수많은 직장인 중의 하나가 아니라 내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사회에 공헌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최근 월간지 ‘객석’에 4년간 연재했던 오페라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불멸의 목소리’(시공사)를 펴냈다. 엔리코 카루소, 샬랴핀, 마리아 칼라스, 슈바르츠코프 등 남녀 성악가 각각 50명의 성격과 버릇, 사생활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았다.
유 씨는 “중고교 시절 친구들이 팝가수의 이름을 줄줄 외울 때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좋은 음반을 많이 들려줬던 내게는 성악가들이 팝스타였다”며 “영화배우를 좋아해 영화를 보듯, 성악가들을 알고 좋아하게 되면 오페라 관람이나 음반 감상에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크바움은 1991년 ‘광장클럽’과 ‘마리아 칼라스’가 모태가 된 오페라와 발레, 예술영화 감상 동호회. 이들은 주로 DVD를 감상하며 작품의 예술성과 문화적인 배경을 함께 공부하고 나누는 활동을 한다.
유 씨는 “우리나라는 공연 수준은 올라갔지만 무대에 오르는 레퍼토리는 후진국”이라며 “현재 오페라 팬 층은 약 5만 명에 불과한 데 동호회 활동이 활발히 진행된다면 인구의 1%인 약 50만 명으로 오페라 팬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