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

  • 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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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슈테파니 슈뢰더 지음·조원규 옮김/312쪽·1만8000원·세미콜론

“우리 안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위대한 창조적인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누보 레알리즘(신사실주의·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술운동)의 대표 주자 니키 드 생팔(76·여)의 삶을 기록한 전기다. 그 이름이 생소하다면 검은 피부, 눈 코 입이 없는 얼굴, 풍만한 몸에 화려한 꽃무늬와 줄무늬를 그려 넣은 조각상 ‘나나’를 떠올려 보자. 임신한 친구를 모델로 만든 이 작품은 인간의 약점, 두려움, 불확실성에 대한 역설이다.

저자는 생팔을 위대한 예술가로 만든 단초를 ‘관습과의 전쟁’에서 찾았다. 성폭행당한 일, 수녀원 학교 시절 그리스 석고상들의 성기 부분에 그림을 그려 넣은 사건, 열아홉 살에 감행한 결혼, 정신발작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20대 초반, 사랑하는 남자의 바람기 등 파격적인 그의 삶은 예술로 승화됐다.

‘슈팅 페인팅’(흰색 부조에 물감 총을 쏘아 사방에 튀고 흐르게 하는 기법), 제작 기간만 20년인 ‘타로공원’ 등 파격적인 작품과 그에 못지않은 생팔의 인생이 한 편의 소설처럼 전개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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