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詩人, 마음의 속살 드러내다…‘소금 바다로 가다’

  • 입력 200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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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바다로 가다/김명인 지음/240쪽·9000원·문학동네

스무 살이 넘어서야 시라는 것을 처음 써 본 청년. 뛰어난 첫 시집 ‘동두천’을 내고도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던 시인. 10년 가까이 포기했던 시가 갑작스레 터져 나오면서 가야 할 길을 찾은 사람.

‘소금 바다로 가다’는 김명인 시인이 등단 32년 만에 처음으로 내는 산문집이다. 그간 여덟 권의 시집을 상재했지만 마음의 속살을 드러내는 산문을 책으로 묶기를 꺼려 왔던 김 시인은 올해 환갑을 맞아서야 한 권의 산문집을 냈다.

시인답게 섬세하게 고른 단어로 짠 문장을 읽는 즐거움이 크다. 의대에 가려다가 우연히 국문과로 가게 됐고,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해 방황하다가 우연히 조지훈 시인의 시론 강의를 들으면서 시인의 길로 들어섰다. 시 쓰기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우연히 미국 서부 사막에서 칩거하는 체험을 하면서 마음속 깊은 상처와 맞닥뜨리게 된다. 모든 것은 우연인 듯싶었지만 결국은 필연이었다고 시인은 돌아본다.

26편 글의 키워드는 ‘바다’이다. 경북 울진의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김명인 씨의 시에는 언제나 바다의 짠내가 스며 있다. 바다가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위무해 주었다는 시인의 고백은 또 한 편의 아름다운 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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