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휴먼 코메디’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1999년 초연 이후 후련한 웃음을 안겨 주며 앙코르 공연을 거듭할 때마다 매진을 기록했던 흥행작.
‘휴먼 코메디’는 국내 극단으로는 드물게 배우들의 신체 언어를 표현수단으로 고집해 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대표작이다. 대사 위주의 다른 연극과 달리 오랜 연습으로 팀워크를 다져온 배우끼리의 순발력 있는 움직임과 앙상블이 돋보인다. 남는 것 없는 말장난 대신 절묘한 타이밍과 리듬, 템포의 조절이 웃음의 원동력이다.
배 타러 간 아들의 죽음을 통해 웃음과 눈물의 역설적인 만남을 다룬 ‘가족’, 마임 연기와 라이브 연주, 노래로 꾸며지는 ‘냉면’, 그리고 여관에서 14인의 인물이 서로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다룬 ‘추적’ 등 독립된 세 편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휴먼 코메디’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마련한 ‘키네틱(Kinetic·‘동적인’이라는 뜻) 페스티벌’의 첫 번째 작품. ‘휴먼 코메디’에 이어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첵’(27일∼10월 3일)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해방기 경북 안동으로 설정을 바꾼 ‘벚나무 동산’(10월 5∼9일)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올려진다.
‘휴먼 코메디’는 25일까지. 키네틱 페스티벌은 10월 9일까지 계속된다. 화∼금 오후 8시, 토 오후 4시 반, 7시 반. 일 오후 3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 극장. 1만5000∼2만 원. 02-744-030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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