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작가(이자 연출가)의 속내가 궁금해진다. 듣기만 해도 갑갑하기 짝이 없는 이런 가족을 통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걸까?
제목만큼이나 ‘답이 나오지 않는’(눈먼 아비에게 길을 물어야 하다니!) 이 가족의 삶을 이 연극은 웃음으로 풀어낸다. 덕분에 관객들은 신산스럽기 짝이 없는 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낄낄대면서 본다. 그러나 그 웃음의 끝에서 관객들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결말과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 죽은 딸의 넋을 위해, 그리고 죽어가는 아들을 위해 아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누가 봐도 부족하기 짝이 없는 아비, 그 아비의 사랑이기에 관객의 가슴은 더 서늘할 수밖에 없다. 그제서야 작가의 속내를 알게 된다.
돈이 없다고, 배운 게 없다고 자식을 향한 사랑이 적으랴.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 보고픈 관객에게 권할 만하다. 화∼금 7시반, 토 4시 7시반, 일 4시. 1만2000∼2만5000원.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02-762-919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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