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심승현의 동아-LG페스티벌 관람기 "한 수 배웠지요"

  • 입력 2004년 8월 1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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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작가 심승현씨. - 권주훈기자
'파페포포 메모리즈' 작가 심승현씨. - 권주훈기자
“벨기에 작가 베르나르 이슐레르의 작품은 정교하고 섬세한 데생이 놀랍습니다. 기본기가 잘 갖춰진 작품을 보면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습니다.”

만화 ‘파페포포 메모리즈’의 작가 심승현씨(33)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 전시장을 찾았다.

‘파페포포…’는 2002년 발매된 이래 120만권이 팔리며 ‘에세이 만화’의 바람을 몰고 온 작품. 그도 이번 페스티벌의 ‘온라인만화전’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눈 많은 그늘 나비의 약속’이라는 작품을 그리느라 서울 홍익대 인근의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다가 이번 페스티벌에 전시된 좋은 작품으로 눈을 씻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이슐레르는 뛰어난 데생과 절제된 색상을 조화시켜 입체감과 사실감이 뛰어난 화면을 만들어낸다.

그는 전시장 1층에서 선보이는 벨기에 현대만화작가전을 둘러보다가 베르나르 이슐레르의 작품 앞에 멈췄다.

“처음 볼 땐 데생력에 놀랐고 다시 볼 땐 절제된 색감에 놀랐다. 이슐레르는 회색 검정 갈색 빨강 등 4가지 색만 쓰는데도 풍부하고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심씨는 2층의 공모전 수상작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 그는 99년 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 공모전 극화 부문에 응시했다가 입선(본선 진출)에 그쳤다. 당시 응모작이 ‘파페포포 메모리즈’. 그는 “가장 잘 됐다고 생각한 작품을 내보냈는데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었다”며 웃었다.

이성강 감독은 시인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을 헤집는다. '오늘이'의 여행은 우리가 염원하는 행복의 실체를 보여준다.

그는 공모전 애니메이션 부문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파페포포…’를 그리기 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콘티 작가와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도 애니메이션 제작이다.

그는 대상 수상작인 이성강 감독의 ‘오늘이’를 보며 감탄했다.

“애니메이션 회사에 근무할 때 이 감독의 단편 ‘우산’을 봤다. 3D인데도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이 인상 깊었다. 장편 ‘마리 이야기’나 ‘오늘이’를 보면 그가 그림 그리는 시인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는 같은 층의 온라인만화전에선 얼른 고필헌씨의 ‘메가쇼킹’ 부스로 달려갔다. “평소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고씨의 작품 ‘애욕전선 이상 없다’를 찾는다”며 “유쾌한 그림체와 특유의 대사 처리가 삶의 짜증을 날려버리게 한다”고 치켜 올렸다.

고필헌씨는 언어의 마술사다. '만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심씨가 좋아한다고 밝힌 작품은 정통 극화(베르나르), 잔잔한 애니메이션(이성강), 코믹 만화(고필헌) 등 다양했다.

“작품 형식이 어떻든 작가의 생각이 온전히 드러난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게 제 만화의 목표이기도 하지요.”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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