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특감]“2TV 광고 줄이고 구조조정 나서라”

  • 입력 2004년 5월 21일 18시 48분


감사원은 KBS의 광고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KBS 재원(財源) 중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1년 37%에서 지난해 53%로 크게 증가했다. 이를 외국 사례와 비교해보면 공영방송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영국 BBC와 일본 NHK는 광고수입이 없으며 독일의 공영방송 ARD는 광고수입이 6%, 프랑스의 FT는 38%다.

KBS는 이에 대해 1981년 책정된 수신료(월 2500원)가 현실화되지 않아 2TV 광고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시청자 단체들은 “프로그램 공영성 강화와 효율적 경영을 이룬 뒤에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감사원은 KBS의 높은 광고 의존도에 대해 “시청률을 의식해 오락 프로그램을 과다 편성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2002년 지상파 방송 3사의 오락물 편성비율을 비교하면 KBS2 44.4%, MBC 44.5%, SBS 40.8%로 민영방송인 SBS보다 KBS2가 높다.

감사원은 “KBS가 부족한 재원을 구조조정 등 경비 절감이 아닌 광고수입 확대로 충당한 점이 문제”라며 “수신료가 주된 운영 재원이 되도록 2TV의 광고를 줄이고 16개 지역 방송국 통폐합, 상위직 축소 등 경영을 합리화하라”고 권고했다. 수신료 인상 이전에 경영의 효율성부터 제고하라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인 것이다.

감사원은 또 KBS가 자회사에 대해 과다 지원을 금지하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KBS는 1999년 말 무대미술 관리를 대행하는 KBS아트비전에 대해 81억원을 과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술용품 임대료를 본사와 KBS아트비전이 나눠 갖기로 약정하고도 2001년부터 2년간 임대료 2억2600만원 전액을 KBS아트비전 수입으로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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