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송두율 미화 프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

  • 입력 2003년 10월 2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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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S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의 국정감사에서는 KBS가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씨를 귀국시키기 위해 그를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영균(申榮均·한나라당)의원은 "KBS가 1월부터 송씨를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고 송씨의 귀국에 KBS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KBS가 3월말에 열린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를 송씨 접촉 창구로 활용했고, KBS의 다큐프로그램이 송씨의 귀국을 위해 사전에 치밀한 각본에 따라 준비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KBS는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와 관련해 올해 1월28~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송씨와 북측 관계자를 만나 취재 문제를 협의했으며, 송씨는 3월26~27일 북한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 개회식에서 대표 연설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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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4월10일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에서의 송씨의 연설장면을 방영했고, 5월11일에는 '일요스페셜-송두율 교수의 경계도시', 9월27일에는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란 제목으로 송씨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와 관련해 KBS측도 9월5일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한국사회를 바꾸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8월23일 방송된 '입국금지, 최후의 망명객들' 편에 소개됐던 한통련 소속 해외인사 30여명에 대한 귀국이 허용됐다"며 "한통련 곽동희 의장이 KBS의 영향력 있는 방송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니냐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자체홍보를 하기도 했다.

정병국(鄭柄國·한나라당) 의원은 "정연주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시절에는 송씨에게 고정칼럼을 쓰게 해서 국민들에게 간첩혐의를 벗겨주더니, 이제 KBS에서는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민주통일 인사로 포장해서 영웅시했다"며 "정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더 이상 이념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을 하지 말고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MBC와 SBS TV는 송두율씨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했으나 KBS 1TV는 이례적으로 긴급 편성 없이 당초 예정된 '생로병사의 비밀'을 내보냈다. KBS 보도국 이동식 주간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송씨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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