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전시]동아-LG국제만화페스티벌 이탈리아 작품전

  • 입력 2003년 7월 13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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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루카 코스탄티니의 ‘마음의 언어’. 로맨틱한 줄거리와 비잔틴풍의 그림체로 대중성을 확보한 작가다.
지안루카 코스탄티니의 ‘마음의 언어’. 로맨틱한 줄거리와 비잔틴풍의 그림체로 대중성을 확보한 작가다.
‘2003 동아·LG 국제만화 페스티벌’(DIFECA)이 9일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개막한 이래 만화팬들의 관심이 증가 일로에 있다.

이 행사는 올해 ‘동아·LG 국제만화 공모전 수상작 공모전’과 이탈리아 만화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출품된 한국 작품 앙코르전 등 3개의 전시를 묶어 국내 정상급의 만화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이 페스티벌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협찬한다.

이중 이탈리아 만화전 ‘푸투로 안테리오레-이미 실재하는 미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만화를 본격 소개하는 전시다.

158점의 원화를 비롯해 책·인형·조소·플래시 애니메이션 등 전시작을 관류하는 주제는 ‘삶에 대한 생생한 반응’이다.

이탈리아 만화전에 참가한 19명의 젊은 작가는 일반 상업 만화작품은 아니나 이탈리아 만화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가 시각 예술의 전통이 깊으므로 스타일의 다양성과 실험 정신이 프랑스 만화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시의 커미셔너 성완경 인하대 교수(미술교육)는 “이탈리아 만화전의 출품작은 ‘인디 만화’이긴 하나 한국의 ‘인디 만화’보다 일상에 더 가깝다”며 “한국의 ‘인디 만화’는 과장된 엽기 때문에 다소 현실도피적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공동 커미셔너이자 이탈리아의 만화 축제 ‘나폴리 코미콘’의 디렉터 클라우디오 쿠르치오씨는 “이탈리아에서도 만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들의 작품 세계가 인정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은 8월17일까지(월 휴관) 열린다. 관람료는 일반 4000원, 초중고생 3000원. 02-2020-1640. difeca.donga.com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작품전 커미셔너 성완경교수-클라우디오 쿠르치오 대담

이탈리아의 젊은 만화가 19인 특별전 ‘푸투로 안테리오레’ 공동 커미셔너인 클라우디오 쿠르치오씨(왼쪽)과 성완경 인하대 교수가 출품작을 놓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원대연기자

▽성완경=19명의 작가 중 비교적 잘 알려진 작가는 지안루카 코스탄티니다. 로맨틱한 줄거리의 작품을 그려왔는데 비잔틴풍의 그림 ‘마음의 언어’는 조형적으로도 뛰어나다.

▽클라우디오 쿠르치오=동물을 즐겨 그리는 스테파노 미세스티의 만화체 일러스트는 넌센스 유머가 돋보인다. ‘방향’ 등 극화 작품에서는 언어 유희가 뛰어나나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관객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

▽성=알레시오 스파타로의 ‘아이들’ 표지 그림에는 작은 소녀가 거대한 경찰 로봇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당당히 세우고 있어 테크노크라시(기술지배사회)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이 작가는 현실참여적인 작품으로 유명한데 4컷 만화 시리즈인 ‘시리얼 키즈(연쇄살인자 아이들)’는 이탈리아에서 실제 발생한 부모 살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했다.

▽쿠르치오=‘2000년 1월 4일’을 출품한 다비데 카타니아는 기존 만화 표현 방식에서 탈피해 현대 미술같은 작품을 발표한다. 이 작가는 글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그림으로만 꾸미는 게 특징이다.

▽성=만화의 표현 영역을 넓힌 그의 작품은 이번 전시작중에서 대단히 독특하다. ‘그림을 통한 풍자’라는 카툰의 정신이 전통적인 형식 속에서 살아있는 사례로 압제자를 강렬하게 표현한 스콰즈의 ‘폭군 반데라스’를 들 수 있다.

▽쿠르치오=뒤틀린 인체 표현과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스테파노 자테라의 작품은 세밀히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다. ‘인육 살코기’ ‘옥수수 얼굴’은 잡지 광고 같지만 ‘미국식 이상적인 가정상’의 허구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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