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조계종 ‘出家연령제한’ 공청회 찬반논쟁

  • 입력 2003년 6월 1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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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는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출가연령 제한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공청회는 출가연령을 40세 미만으로 제한한 조계종 교육법의 8월 시행을 앞두고 40대 이후 출가를 일률적으로 막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여론에 따라 마련됐다. 하지만 논의가 진행되면서 출가 연령제한 자체에 대한 찬반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조계종 교육위원장인 지오 스님은 “40세 이후 출가자들이 스님의 신분을 노후보장용으로 여기거나 나이를 내세우며 위계질서를 해치는 일이 많다”며 “연령제한을 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승석 동국대 교수는 “연령제한은 부처님의 법이나 불교교단의 기본을 정리한 ‘율장(律藏)’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고령자에 대해 교육 기간을 짧게 하는 등 우대하는 것이 불교 정신에 맞다”고 주장했다.

정산 스님(교육원 교육부장)은 “출가연령 제한만으로는 승가공동체에 적합한 인재를 받아들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엄격한 교육과 수행과정 마련 등 종단 내 교육시스템을 바꿔 자연스럽게 출가 연령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재가불자는 “스님들이 늦깎이 출가자에 대해 넓은 마음을 가져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40세 이후 출가희망자의 구제 방안으로는 ‘40세 이상 출가자격 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속세에서의 행적 등을 검증해 선별 수용하거나 은사가 직접 계를 주고 은사가 소속된 절에서만 활동하도록 하는 것 등이 거론됐다.

중앙종회 교육분과위원장 영배 스님은 “일단 연령제한 규정을 시행하면서 문제점 보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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