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시체4구 보관…"죽은 사람 부활시킨다" 1명 집단폭행 숨진듯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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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교단체의 신도들이 시체를 다시 살려낸다며 수개월간 보관해오다 적발돼 검찰과 경찰이 타살 가능성 등을 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형사3부(이동호·李東鎬 부장검사)는 16일 경기 연천경찰서와 합동으로 D성도회라는 종교단체가 경기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에서 성전을 건축한다며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공사현장을 수색해 수개월간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던 시체 4구를 찾아냈다.

검찰은 또 성도회 대표인 송모씨(49·여) 등 간부 3명을 긴급체포하고 신모씨(71) 등 10여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연천경찰서로 연행해 사건 관련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타살 여부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시체 부검을 의뢰했다.

시체 4구 가운데 1구는 현장에서 숨진 신도 이모씨(41)로 추정된다. 나머지 3구는 신도 한모씨(36)의 아버지와 여신도 용모씨(63)의 남편 등이며 이미 매장했던 것을 부활시킨다며 파내 지난해 10월 중순경부터 컨테이너에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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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숨진 이씨가 올 1월 말∼2월 초 성전 신축공사 과정에서 믿음이 부족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부 등에 의해 컨테이너에 감금된 채 각목 등으로 집단 폭행당해 숨졌다는 신도 최모씨의 고소에 따라 수사하다 이날 압수수색을 벌였다.

신도 최씨는 자신도 간부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12일 의정부지청에 고소했다.

그러나 시체를 보관 중이던 신도들은 “폭행은 일절 없었으며 다시 생명을 찾도록 기도와 치료를 해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도 50여명은 이날 밤 같은 신도들이 연행된 연천경찰서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경찰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D성도회는 2001년경 모 종교단체 핵심 종파와 갈등을 빚다 독립했으며, 평소 일반인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가운데 신도 80여명이 함께 생활해 왔다.

이들은 허가 없이 농지 6000여m²를 훼손하고 280m² 규모의 건축물을 불법으로 지어 연천군에 의해 고발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D성도회 간부들을 상대로 이씨의 사망 경위와 나머지 시체 3구의 보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연천=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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