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美피트니스클럽들 스커트수선에 세차 서비스도

  • 입력 2002년 7월 18일 16시 06분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 14번가의 피트니스 클럽 ‘클레이’. 이곳의 회원 조앤 커밍스(32·여)는 벌써 ‘클레이’에서 4시간째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트니스의 각종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아하게 에스프레소 커피를 들이키거나 최신형 평면 TV를 통해 CNN뉴스를 보거나 e메일을 확인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미 전역에 체인을 갖고 있는 피트니스클럽 ‘클럽 LA’와 ‘웨스턴 애슬래틱 클럽’ 역시 회원들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찢어진 스커트를 고쳐다 달라”는 요구도 들어준다. 손님들이 운동할 동안 세차 및 세탁 서비스를 해주는 것은 물론 저녁에 보러 갈 공연을 대신 예약해 주기도 한다.

고급 피트니스 클럽은 의미있는 사람을 처음 만나거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에 좋은 장소로도 꼽힌다. 광고회사 이사인 잔 에번스 리처드슨(50·여)과 남자친구인 부동산 업자 대니 멀리건(57)도 한 피트니스 클럽에서 만났다.

“우리는 함께 자쿠지에 앉아 별을 바라보고 클럽내 바에서 술을 마시고 역시 같은 건물 내 카페에서 식사를 한 뒤 바버라 부시와 같은 유명인이 연사로 나서는 클럽 주최 세미나에 참가하지요.”

1980년대 이전에는 동굴 같은 곳에서 펀칭백을 두드리는 모습, 80년대에는 클럽을 가득 메운 각종 기계들이 피트니스 클럽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90년대부터 스파와 주스바가 도입됐다. 최근에는 애완견 산책을 대신 시켜주거나 보톡스 시술을 하거나 운동이 끝난 뒤 풀 코스 디너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갖춘 피트니스 클럽들이 등장했다. 집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되 고급하고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피트니스클럽에서 제공할 서비스의 차세대 영역은 피트니스와 종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결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17년 전부터 클리닉을 결합한 형태의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의 ‘마시’는 최근 각종 수술 전후의 체력 관리 프로그램과 물리치료사, 의사를 고용한 컨설팅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마시’의 설립자 루스 스트릭커는 이렇게 주장했다.

“사람들은 이제 원하는 서비스를 일일이 쫓아다녀야 하는 ‘전문화’에 지쳤다. 자신의 문제를 듣고 모든 것을 종합해 진단해 주는 단 한 사람의 개인 매니저를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정리〓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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