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평가의 가장 쉬운 기준은 수익을 잘 내는 펀드가 좋은 펀드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수익률만 놓고 펀드를 평가하다 보면 운용 기간의 불일치에 따른 오류가 빚어진다.
A라는 주식형 펀드는 증시가 하락했던 3개월과 상승했던 3개월을 거쳐온 6개월물 펀드이고, B라는 주식형 펀드는 증시가 계속 상승했던 기간 동안 운용됐던 6개월물이라면 이 두 펀드의 수익률만을 비교하는 것은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같은 오류는 벤치마크(수익률을 따질 때 비교대상으로 삼는 기준)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막을 수 있다. 주식형은 대부분 종합주가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다.
예를 들어 A펀드의 수익률이 3%, B펀드의 수익률이 5%라면 표면적인 수익률은 B펀드가 낫다.
그러나 A펀드의 운용 기간 동안 종합지수는 2% 올랐고, B펀드의 운용 기간 동안 종합지수 상승률은 7%였다면 종합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A펀드가 우수한 펀드다.
두 번째로는 펀드의 안정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안정적이란 말은 수익률이 큰 폭으로 진동하지 않고 좁은 범위 안에서 움직이며 꾸준한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기간에 C펀드는 연 평균 3%를, D펀드는 연 평균 7.5%를 실현했다고 하자. 수익률만 본다면 D펀드가 우수하다. 그런데 C펀드는 운용 기간 동안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익률 사이의 표준편차가 작고, D펀드는 크다고 가정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표준편차가 크다는 말은 수익률이 높을 때는 아주 높다가도 낮을 때는 크게 낮아진다는 얘기다. 즉 언제 환매(돈을 찾는 것)할지 모르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들쭉날쭉한 펀드는 환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샤프 지수’라는 수치로 이 같은 표준 편차 대비 수익률을 따진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해당 펀드가 ‘고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 따라서 펀드에 가입할 때는 샤프지수도 한 번 따져보는 게 좋다.
김 남 순 LG투자증권 PB사업본부장 nskim@ifl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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