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는 ‘키티 맘’]<上>新맹모삼천지교

입력 2006-01-17 03:10수정 2009-10-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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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계, 재계, 광고업계에선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 기혼 여성을 일컫는 ‘키티맘’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개성과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 1세대이자 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키티맘은 어머니가 되면서 당당하게 자신을 표출하고 있으며 가정과 사회의 기존 인간관계마저 바꿔 나가고 있다.

이모(33·여) 씨는 지난해 초 다섯 살 된 딸을 고급 영어학원에 보내기 위해 경기 용인시의 집을 팔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전셋집을 얻어 이사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영어회화 과외를 받고 자란 이 씨는 미국 유학 시절 다른 한국 유학생보다 언어 장벽을 손쉽게 넘을 수 있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조기 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육이 힘”=고도경제성장기에 태어난 ‘키티맘’은 유치원을 다니는 등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고 자랐다. 1960년대에 태어난 세대와는 성장 및 교육 과정이 다르다. 그래서 이들은 자녀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다.

16개월 된 딸이 있는 ‘키티맘’ 이모(31) 씨는 고교 시절 내내 영어 및 수학 전문 강사에게 과외를 받았다. 그는 “나는 대학 시절 영어 연수를 다녀왔다”면서 “아이가 어릴 적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나뿐인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키티맘이 최고급 사교육에 눈을 돌리면서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닌 교육기관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예약하려는 예비 부모로 북적인다. Y대 어린이부속연구원 등 유명 유치원은 임신을 하기도 전에 예약하려는 부모들로 인해 몇 년간 예약이 밀려 있다.

내년쯤 아이를 낳을 계획인 김모(30·여) 씨는 “학창 시절 과외를 해본 적이 있는데 자녀에게 사교육을 원하는 만큼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최고의 성적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두 살배기 아들을 둔 이모(30·여) 씨는 “아들과 여행을 함께 다니면서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국대 조은(曺恩·사회학) 교수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성장한 키티맘에게 교육은 이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악착스러운 추구가 아니다”면서 “이들은 어머니 세대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을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급스러운 합리적 소비”=키티맘은 자녀를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욕구가 크지만 부모 세대처럼 맹목적이지는 않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사치’로 보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보인다. 유아용품 시장 급팽창의 배경에는 키티맘이 있다.

수입 유아용품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중인 주부 주모(32) 씨는 “회원 5000여 명 중 1000여 명이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산다”면서 “이들은 무조건 비싼 제품을 사기보다는 할인 기간을 이용해 좋은 제품을 싸게 사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주부 정모(27·여) 씨는 “평소 디자인을 눈여겨봤다가 세일 기간에 집중 구매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李敏訓) 연구원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국제 감각까지 갖춘 키티맘은 언제, 어떻게 소비해야 할지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연구한다”고 말했다.

▽키티맘 세대의 특징=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세부터 34세 여성은 410만2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8.4% 정도. 이 가운데 4명당 3명꼴로 결혼해 키티맘 세대는 300여만 명일 것으로 추산된다.

광고기획사인 금강오길비(구 금강기획)와 전문가들은 키티맘의 특징을 크게 △합리적인 소비성향 △원만한 대인관계 △적극적인 정치 사회 참여라고 분석한다.

본보가 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키티맘 세대 가운데 전문대 이상 학력은 53.6%로 전체 여성(25%)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연봉 2500만 원 이상 비율 및 가족관계와 회사생활 등에 대한 만족감이 전체 여성에 비해 높았다.

▷키티맘(Kitty Mom)

최근 학계, 재계, 광고업계에선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 기혼 여성을 일컫는 ‘키티맘’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개성과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 1세대이자 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키티맘은 어머니가 되면서 당당하게 자신을 표출하고 있으며 가정과 사회의 기존 인간관계마저 바꿔 나가고 있다.




특별취재팀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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